공정거래위원회가 일명 ‘스드메’(스튜디오·웨딩 드레스·메이크업)로 불리는 결혼준비 서비스의 가격 정보와 변화 추이 등을 지역별로 추가 공개한다.

우리나라의 플랫폼 규제 법안을 놓고 미국 정부가 구글 등 자국 빅테크 기업을 차별한다며 반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통상 문제로 발전하지 않도록 적절히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공정위 제공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우선 한 위원장은 “우리 사회와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저출생 등 인구위기 대응을 위해 지난해부터 꾸준히 ‘깜깜이 결혼 비용’ 문제 해결을 위한 가격정보 공개를 추진해왔다”며 “올해는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전국 2000여개 결혼식장 및 준비 대행업체에 대한 가격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지역별 가격 정보나 가격변화 추이에 대한 분석 정보 등을 추가 공개해 결혼 서비스 시장의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질서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 위원장은 플랫폼 관련 법을 둘러싸고 미국과의 갈등이 우려되는 상황과 관련해 “국회에 계류 중인 플랫폼 경쟁 촉진 등 법안 입법 과정에서 통상환경 변화가 종합적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국회와 협의하고 미국 측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국익 관점에서 통상 문제로 발전하지 않도록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공정위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반칙행위를 막고자 지난해 9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 측은 자국 빅테크 기업을 차별하고 규제하려는 법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구글의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혐의에 제재 수위가 높게 나올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보복할 수 있다는 지적에도 “법과 원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심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며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공정위는 구글 유튜브 건을 조만간 결론 내릴 예정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미국 신정부의 공정거래 관련 정책이나 조사 방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만 아직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무 단계는 물론, 경쟁당국 수장급에서도 회의 등을 통해 입장을 확인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고려아연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사건과 관련해서도 “규제대상으로 인정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탈법행위 주장에는 통상 사건처리 절차를 거쳐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영풍·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 과정에서 호주에 설립한 계열사(SMC)를 통해 국내 계열사 주식을 매수한 것이 상호출자 및 순환출자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난달 신고했다.

한 위원장은 또 “지난 11일부터 한국인터넷광고재단 홈페이지에 ‘온라인 광고대행 사기 신고센터’를 개설해 운영을 시작했다”며 “온라인 광고대행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는 언제라도 사기죄에 해당될 수 있는 기만적 영업행태를 신고할 수 있고, 다음 달부터 분기별 TF 회의를 통해 사기업체 수사의뢰와 경찰 수사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