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문을 연 한국 증시가 연휴 후 첫날부터 대혼란을 겪었다. 중국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 등 연휴 기간 있었던 대형 이슈가 한꺼번에 반영된 탓이다. 원/달러 환율도 영향을 받아 전장 대비 20원 넘게 폭등했다.
 |
|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으로 국내 반도체주가 급락한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에 이날 하락한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어 있다. 연합뉴스
|
31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9.45포인트(0.77%) 내린 2517.35에 장을 마쳤다. 긴 연휴로 일주일 만에 문을 연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하락하면서 장 중 한때 250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특히 이날 코스피 시장은 연휴 기간 등장한 딥시크 이슈의 충격파를 그대로 맞았다. 딥시크는 챗GPT와 비슷한 성능을 구현하면서도 개발 비용이 79억 원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 고성능 칩 수요가 감소할 우려가 퍼지는 등 AI 인프라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전장 대비 9.86%가 빠지면 주당 20만 원 선이 무너졌다. 삼성전자는 2.42%, 한미반도체는 6.14%가 하락했다. 반도체주 외에도 AI 수혜주로 꼽혔던 전력설비 관련주도 하락했다. 효성중공업 11.71%, 일진전기 10.21%, HD현대일렉트릭 7.87%가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도 폭등했다. 딥시크를 비롯해 연휴 기간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금리 동결,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엄포 등 여러 대외 변수가 일시에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7원 오른 1446원으로 출발한 뒤 오전 중 1450원을 돌파했다. 장중한 때 1456원까지 올랐으나 막판 소폭 하락해 전장보다 21.4원 오른 1452.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 자금도 대폭 빠져나갔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하루에만 1조2258억 원을 던졌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9609억 원, 1976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을 수는 없었다.
정부는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대외 변수가 한국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점검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설 연휴 및 미국 FOMC 결과 관련 시장상황 점검회를 개최하고 “연휴 기간 중 미국 증시 변동성이 정보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상당히 확대됐다. 국내에 어떻게 파급되는지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재는 “Fed의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 국내 정치 상황 등 관련 불확실성도 여전한 만큼 위험 유인과 전개 양상을 잘 점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