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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생각하면 인하, 고환율 고려하면 동결…한은의 선택은?

16일 올 첫 기준금리 결정 촉각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25-01-12 19:26:19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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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플레이션 등도 복합변수로

오는 16일 새해 첫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된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계엄·탄핵 사태 지속, 경기 침체, 불안한 환율 등 겹겹이 쌓인 변수를 감안해 금리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열린 ‘2025년 범금융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12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한은이 국내 경기 상황에 무게를 둔다면 지난해 10, 11월에 이어 3연속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가 전월(100.7) 대비 12.3포인트나 하락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고, 11월 수출 증가율은 1.4%로 올해 들어 최저치인데다 4개월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가 공식 출범하면 고관세 정책 등으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려 시장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요동치는 환율은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달러당 원화가치는 지난 한 달 새 50원 넘게 하락해 단기 저항선이던 1450원을 뛰어 넘었다. 트럼프 당선 이후 여전한 달러 강세에 국내 정치 불안이 겹친 영향이다. ‘계엄사태’ 이후 원화 가치는 전쟁 중인 러시아 루블화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급락했다.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임광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하율은 -5.3%로 집계됐다. 이는 20개 주요국 통화 가운데 -6.4%인 러시아 루블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폭의 가치 하락이다.

이른바 ‘트럼플레이션’도 한은의 결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트럼프의 보편관세가 현실화하면 수입 물가를 자극해 미국의 국내 물가도 다시 높아질 수 있다. 8일(현지 시간) 공개된 12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신정부 출범 이후 물가 재상승을 우려하며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현재 연 3%인 기준금리를 낮춘다면 한미 금리 역전차가 커지면서 더 큰 이익을 쫓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가치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

워낙 변수가 많아 전문가 전망도 엇갈린다. 인하를 예측하는 쪽은 고환율보다 내수 침체 상황에 더 면밀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동결 가능성에도 성장에 대한 부진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쓸 수 있는 카드는 금리 인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반면 동결 의견은 환율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경기 우려가 너무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 최근 3회 연속 금리 인하가 있었던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현재 경기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황세운 자본연구원 연구위원은 “환율 급등을 부추길 수 있는 통화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고,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번 연속으로 인하할 정도로 경제가 위기인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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