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모습. 연합뉴스

부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신청을 위해 부산시가 잠정 결정한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와 인근 산업단지 구역의 총면적이 기존 1000만 평에서 1600만 평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가 해당 특화지역과 관련한 지자체의 신청 가능 면적을 1000만 평에서 2000만 평으로 늘리기로 가닥을 잡은 데 따른 조처다.

시 구상대로 부산 특화지역이 60%가량 확대돼 최종 선정되면 지역으로 유치할 수 있는 전력 다소비 산업·기업은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한국에너지공단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총 3개로 구분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유형 중 시가 신청하려는 ‘공급자원 유인형’의 면적 상한을 애초 1000만 평(33㎢)에서 2000만 평(52.9㎢)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에너지공단은 지난 4일 ‘경상권 대상 분산에너지 기술 세미나’에서 이 내용을 부산시 등에 전달했다.

공급자원 유인형은 전력수요 밀집 지역에 분산에너지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분산에너지의 기본 개념은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에너지)를 해당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이다. ‘지산지소’ 개념이다.

정부가 특화지역 면적 상한을 배 확대하는 쪽에 무게를 둔 것은 향후 데이터센터 설립 증가 등으로 전력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 데 따른 조처다. 이에 따라 시의 계획도 바뀌게 됐다.

애초 시는 2030년 1만1100GWh(기가와트시)의 전력수요(국제신문 지난 10월 22일 자 1면 보도)가 예상되는 강서구 7개 동(에코델타시티 인근 강동·명지·대저2동, 강서 산단 주변 구랑·송정·미음·생곡동)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정해 정부에 신청할 계획이었다. 이들 지역의 총면적은 1048만 평(34.6㎢)이다.

하지만 해당 기준이 상향 조정되면서 기존 7개 동에 녹산·화전·신호·지사동을 추가해 총 11개 동을 하나로 묶어 특화지역 지정 신청을 추진한다. 이들 11개 동의 면적 합계는 최대 1600만 평이다.

인근에 있는 범방·봉림·죽동·죽림·식만동까지 포함시켜 ‘상한선’인 2000만 평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이들 지역이 ‘농지’여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시 관계자는 “부산시 등과 계약을 맺은 데이터센터가 앞으로 강서구에 입주할 예정인데 특화지역 면적이 더 넓어지면 그에 맞춰 반도체 등 첨단산업 추가 유치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기준 상향(1000만 평→2000만 평)이나 ‘11개 동으로 확대’ 등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 ‘공급자원 유인형’에는 부산 이외에 경북 등 지자체가 지정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개 유형(전력수요 유치형, 신산업 활성화형)에는 울산 제주 등이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 동향 파악이 맞다면 경북이 부산의 실질적인 경쟁 지자체가 되는 셈이다.

정부는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과 관련한 최종 가이드라인을 연내 확정한 뒤 이르면 내년 1분기 중 지자체로부터 접수를 받고 상반기 중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