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높이는 등 고강도 조치에 나선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국내 경제·산업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며 모니터링 강화와 업계 지원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이 단행한 대중국 관세 인상 조치와 관련해 16일 양병내 통상차관보 주재로 민관 합동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자동차·배터리 등 주요 업계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및 그에 따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25%→100%) ▷리튬이온 전기차 배터리(7.5%→25%) ▷반도체(25%→50%) 등에 대한 관세 인상을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산업부와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이번 조치로 국내 완성차·반도체 등 업계는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단 나온다.

저가 제품의 덤핑을 앞세운 중국의 불공정 교역에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이전보다 더 공정한 무역 환경이 조성돼 한국산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우리 제품이 팔릴 가능성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복잡하게 얽혀있는 글로벌 공급망 구조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수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자동차업계에서는 ‘국산 자동차에 들어가는 중국산 부품이 매우 많다는 점에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철강 분야도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중국의 상당수 철강 기업이 미국 대신 한국으로의 저가 제품 수출을 늘리면 국내 철강 시장에서는 지금보다 더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중국산 수입은 873만t으로 전년보다 29.2% 늘었다.

이날 회의에서 양 차관보는 “미국 조치에 따른 중국 대응 및 유럽연합(EU) 등 주요 시장의 반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국내 업계에 공급망 다변화를 지원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이날 간담회에 이어 반도체·태양광·가전업계 등을 대상으로 추가 간담회를 이어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