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통신사업자들이 주축인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는 정부의 일관성 없는 가계비 경감 정책을 비판했다.

김형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회장이 지난 7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진행 중이다. 정옥재 기자

가계비 부담 완화를 위해 알뜰폰(이통사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의 애칭)을 도입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갑자기 제4이통통신 도입을 추진하면서 정책 일관성이 흐려졌다는 것이다.

김형진 KMVNO 회장은 7일 오후 기자 간담회를 열어 “제4이동통신은 28 GHz 주파수 대역으로 운용된다. 이통 3사가 사용하는 주파수가 아니다. 가계 통신과 관련 있는 통신 인프라가 아닌데 이 주파수에다 사업자를 유치해 편법으로 로밍(망 상호 연동)이나 상호조정을 한다면 이는 특혜다. 알뜰폰 정책은 또 애매모호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신 정책을 쓸 때에는 제도를 만들어야 하는데 (알뜰폰 제도를 제대로) 안 만들어놓고 중간에 MNO 3사 자회사, 금융기관 자회사를 진입시킨데 이어 이제는 28 GHZ 대역으로 제4이동통신을 개입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동통신 사업 구조는 크게 통신 인프라를 직접 설치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MNO(Mobile Network Operator)가 있고 MNO 인프라를 빌려 사용하는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s)로 구분된다. 이통 3사가 MNO이고 MVNO는 알뜰폰 사업자다.

제4이동통신은 주파수 특성상 B2B용이고 이 제4이통사가 MNO 역할을 하려면 기존 3사가 쓰는 B2C용 주파수를 써야 한다. 하지만 향후 제4이동통신은 B2C용은 MNO 3사망을 빌려 쓰는 개념이기 때문에 사실상 알뜰폰 사업자(MVNO)라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제4이동통신은 내년 상반기 출범할 예정이다.

제4 이동통신은 이통 3사가 안 쓰는 주파수만 사용하기 때문에 가계비 부담 완화 정책인 통신비 인하를 할 수 없다는 게 김 회장 논지다. 결국 제4이동통신은 MVNO처럼 MNO에 도매대가를 내고 MVNO처럼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은 “통신비를 절감한다는 정책 일관성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고명수 스마텔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알뜰폰에 진출한 금융회사는 도매대가의 90%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저버리고 사실상 도매대가 70~80%의 요금제를 내놨다”며 “과한 경쟁 상태를 만들어 알뜰폰 생태계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꼬집었다.

도매대가란 MVNO가 통신망 이용 대가를 MNO에게 지급하는 비용이다. MVNO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월 1만 원제를 사용하고 이 MVNO가 MNO에 도매대가로 85%를 지불한다면 도매대가는 8500원이 된다. MVNO는 도매대가를 제외한 나머지 1500원으로 회사를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