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상가 건물 임대차 계약 때 임대인은 관리비가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를 임차인에게 반드시 알리는 한편 계약서에 이 사실을 명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8일 국토교통부와 법무부는 ‘상가 건물 임대차 표준 계약서’ 양식을 개선해 배포한다고 밝혔다. 관리비 투명화 및 임차인의 알 권리 제고가 목적이다.

변경된 상가 임대차 표준계약서 양식. 법무부 제공

관련 법에 따르면 임대인은 상가 건물을 사용하는 대가를 임차인으로부터 받을 때 보증금의 5%를 초과해 청구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임대인은 이 같은 규제를 피하고자 관리비를 대폭 인상하는 편법을 쓴다. 또 세부 내역도 공개하지 않아 임차인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불합리한 요인을 해결해달라는 민원은 국민신문고에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지난해 4월 ‘상가 건물 임대인의 임의적 관리비 인상 방지 방안’을 마련해 발표한 바 있다. 또 국토부와 법무부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한국부동산원 등 유관기관과 협의를 거쳐 개선안을 검토했다.

두 부처는 이에 따라 상가 건물 임대차 계약을 맺을 때 월 10만 원 이상 정액 관리비의 경우 새로 만들어진 표준계약서에 주요 항목별 부과 내역을 세분화해 표시하도록 했다. 또 정액이 아닌 금액이 부과된다면 항목 외에 산정 방식도 명확히 기재해야 한다. 국토부와 법무부는 개선된 표준계약서가 상가 건물의 실제 계약 때 널리 활용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새 표준계약서가 보급되면 상가 건물 관리비 산정 방식과 세부 내역 기재를 둘러싼 불필요한 분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또 임차인의 관리비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기존 규정의 허점 때문에 임차인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게 앞으로도 제도 개선을 지속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