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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PK맨 활약 기대했는데…금융사고·인사갈등에 ‘휘청’

배임 등 잇단 사고 내부통제 도마…금감원 “지배구조 검사” 칼 겨눠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24-04-29 20:05:57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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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회 부당개입 여부 등도 조사
- 강호동·이석준 새대표 선임 마찰
- 농협금융 1분기 순익 31% 급감

부산 경남(PK) 경영진 체제(국제신문 지난 1월 30일 자 3면 보도)로 도약이 예상됐던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가 흔들린다.

강호동(왼쪽), 이석준
금융감독원은 농협 지배구조에 본격적인 ‘메스’를 들이댔고,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배상금 반영 여파로 농협금융 1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30% 이상 급감했다. 최근 잇따른 금융사고에 강호동 신임 중앙회장과 이석준 금융지주 회장 간 ‘힘겨루기’가 겹치면서 ‘농협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커진다.

금융감독원은 다음 달 중순부터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등에 대한 정기 검사를 실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지난 22일부터 사전 검사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농협금융에 대한 검사 배경에 대해 “최근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 결과 은행 직원이 부동산 브로커들과 공모해 불법 행위에 직접 가담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달 7일 농협은행 영업점 직원의 업무상 배임 등으로 109억4733만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해 수시검사에 나섰다. 해당 직원의 범행은 2019년 3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4년8개월 동안 이어졌다. 또 한 농협은행 직원이 금융업무가 미숙한 귀화 외국인의 동의 없이 펀드 2억 원을 무단 해지해 횡령한 사건도 적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금감원은 농협금융의 취약한 지배구조가 사고의 원인으로 판단한다. 금감원은 “농협은행은 내부통제 측면에서 취약점이 노출되고 있다. 특히 농협중앙회 출신 직원이 시·군지부장으로서 관할 은행지점 내부통제를 총괄함에 따라 내부통제 체계가 취약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농협금융의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등 지배구조 관련 사항에 대해서도 살펴볼 계획이다. 농협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한다. 2012년 농협 신경 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 이후 농협금융을 중앙회 산하 조직에서 독립시켰으나, 여전히 농협금융이 ‘중앙회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강호동 중앙회장 취임 직후 불거진 이석준 금융지주 회장과의 갈등이 ‘외력’ 개입의 빌미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 지난달 NH투자증권의 새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중앙회와 금융지주 간의 의견이 엇갈렸다. 금융지주는 윤병운 현 NH투자증권 대표를 추천했지만, 중앙회는 반대 목소리를 내며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양측의 갈등은 윤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되면서 일단락됐지만, 강 회장과 이 회장 간 긴장 관계가 이어진다는 것이 농협 내부의 전언이다.

안팎의 악재가 겹치면서 농협금융 실적도 크게 하락했다.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65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2% 줄어든 수치다. 홍콩 ELS 관련 자율조정 배상금으로 3416억 원을 반영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유가증권 운용이익이 3390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3.1% 줄어든 점도 반영됐다. 이에 비이자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0.1% 큰 폭으로 감소한 5046억 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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