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창원과 용인, 수원, 고양 등 전국 4대 특례시의 권한 확대를 위해 ‘특례시 지원 특별법’(가칭) 제정을 추진한다. 또 지역 발전을 선도할 수 있게 각종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25일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경기도 용인특례시청에서 열린 23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는 인구와 산업이 밀집된 특례시가 행정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려면 주도적으로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는 여론을 수렴한 조치다. 특례시는 기초지자체 중 인구 100만 명 이상 대도시에 광역시급 자치 권한과 재량권을 부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방자치단체다. 지난 2022년부터 지정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용인특례시청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이에 따라 앞으로 만들어질 특별법에는 지역발전 목표와 미래 발전 방향, 분야별 중장기 추진 전략 등이 포함된 5년 단위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을 수립하는 내용이 담길 망이다. 또 특례시의 행정 운영에 효율성이 높아지게 사무 특례도 발굴해 법제화한다. 예를 들어 51층 이상의 건물을 특례시에 건축하려 할 때 지금은 도지사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특례가 적용되면 권한이 지자체로 이관되기 때문에 신속한 처리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특례시가 지역발전을 견인하고 경쟁력을 높이도록 행정·재정상 특별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현재 특별법 제정 계획안을 수립 중이다. 5월까지 지방시대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법안에 포함될 특례가 확정되면 6월 이후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민생토론회에서 윤 대통령은 “네 개 특례시가 특례시다운 행정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며 “특별법을 제정해 특례시가 보유한 권한을 확대하는 한편 전략산업을 비롯한 각종 도시발전계획을 제대로 수립할 수 있도록 법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방침에 대해 특례시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창원시 측은 “그동안 네 개 특례시는 국회·중앙부처·지방시대위원회에 법제화를 건의하고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정부의 지원 근거 마련을 위해 지속해 노력해 왔다”며 “특별법에는 조직·재정·기획 등 모든 분야에서 실질적인 권한을 확보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지방 이주를 원하는 중·장년 은퇴자, 청년층 등의 안정적인 이주·정착을 지원하고자 문화시설과 주거 공간이 합쳐진 ‘복합타운 조성’도 검토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싱가포르의 ‘캄풍 애드미럴티’와 같이 노인과 청년세대가 공동생활권을 영위하면서도 독립적인 생활이 보장되는 주거단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