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발 4월 위기설’ 확산에 대통령실·정부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장담한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새해에도 줄줄이 문을 닫고,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고 아우성이다. 건설업은 내수 경제의 근간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양 측이 완전히 다른 인식을 보이면서 부동산 경기 향배에 이목이 집중된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4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4월 위기설’에 대해 “정부가 계속 관리하고 있다. 4월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언한다 ”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 환경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개선되고 있다. 전반적 환경이 변화한다면 더욱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21일 금융권·건설업계 간담회에서 4월 위기설에 대해 “상반기 내 시스템 리스크 현실화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선을 그었다.

당국이 위기설을 부정하는 이유는 역사적 고점으로 위기를 맞은 과거에 비해 부동산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체율이나 미분양률 등이 낮다는 것에 근거한다. 지난해 말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2.70%)은 2012년 말(13.62%)과 비교해 10.92%포인트의 격차를 보인다. 증권사(13.73%), 저축은행(6.94%) 역시 높은 연체율로 우려를 사지만 2012년 말(증권사 36.58%, 저축은행 62.00%)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다. 미분양 주택도 지난해 말 6만2000호로 2009년 말(16만6000호)에 비해 10만 호 이상 적다.

정부 판단과 달리 업계 상황은 예사롭지 않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건설사는 종합건설사 79곳, 전문건설사 606곳 등 685곳이다. 위기는 지방에서부터 확산하는 모양새다. 올해 들어 부도난 전문건설사는 5곳이다. 모두 광주 울산 경북 경남 제주 등 지방 소재 건설사다. 부산지역 일부 건설사의 부도설도 파다하다. 또 지난해 전국에서 폐업 처리된 건설사는 1948곳에 이른다. 2006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다. 채무상환이 어려운 한계기업도 2020년 15.8%에서 2022년 18.7%까지 늘었다. 건설업 임금체불액은 2020년 2779억 원에서 지난해 4363억 원으로 증가 추세다.

업계는 고점 대비 낮은 PF연체율도 만기 연장이라는 임식 방편으로 인한 ‘착시 효과’라고 주장한다. 또 역사적 고점 대비 현재 지표가 안정적이란 정부 판단도 평면적 비교에 따른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금리 인상에 더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강화된 국내 노동, 안전 규제 등으로 건설비는 과거보다 급등했고, 수요는 줄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