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대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최근 개원의까지 동참할 조짐이 보이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에 대한 조사 착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개원의는 ‘노동자’로 간주되는 전공의와 달리 공정거래법 규율 대상인 ‘사업자’로 분류된다.

공정위는 개원의 반발 움직임을 모니터링하면서 적용 가능한 법조문이 있는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19일 밝혔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이후 대규모 전공의 사직 사태가 발생하자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적용을 검토했다. 하지만 실제 조사를 벌이지는 않았다. 전공의가 사업자보다 노동자에 더 가깝다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사업자나 사업자단체에만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명백한 ‘사업자’인 개원의들이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면서 공정위가 이전과 달리 조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사가 이뤄진다면 개원의들이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 등을 했는지 여부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 행위는 사업자단체가 일정한 거래 분야에서 구성 사업자의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했을 때 인정된다. 

최근 대한개원의협회는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 및 교수들의 집단행동에 동참해 야간과 주말 진료를 줄이는 ‘준법 진료’를 고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만약 개원의협의회가 구성 사업자(개원의)에게 진료 시간 단축이나 휴업을 강요하면 공정거래법상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핵심은 ‘강제성’ 여부다. 앞서 공정위는 2000년 의약분업 파업과 2014년 원격의료 반대 파업 당시 대한의사협회(의협)에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 조항을 적용해 시정명령 등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두 파업에서 서로 다르게 나왔다. 2000년 사건에서 대법원은 의협이 구성원 참여를 강제한 정황이 드러나 공정위 손을 들어줬으나 2014년 사건에서는 ‘의사들의 자율적 판단’이 인정돼 공정위 처분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