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용보다 100배 높은 전압서 동작

- 2029년 시장 규모 110억弗 예상

부산에 대형 사업장을 둔 삼성전기가 전기자동차에 적용할 수 있는 고압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그래픽)를 개발해 하이엔드급 전장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이엔드란 압도적인 고품질, 고가 제품을 뜻하는 업계 용어다.

삼성전기는 630V(볼트) 이상의 가혹한 사용 환경에서도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전장용 MLCC 5종을 개발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 거래선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MLCC란 전자 제품의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한다. 자동차는 물론 스마트폰, IT기기, 가전, 5G, 사물인터넷(IoT) 제품에 사용된다. 자동차에는 동력전달, 안전, 주행, 인포테인먼트 등에 3000~1만 개가 들어간다. 삼성전기가 이번에 개발한 전장용 MLCC는 기존 IT용 MLCC의 사용전압 6.3V보다 100배 이상의 사용환경인 1000V, 630V를 보증하는 고난도 고부가 제품이다. 높은 전압에도 견딜 수 있고 배터리 시스템 내부의 고주파 노이즈를 제거해 안정성을 높인다. 전기차 배터리시스템은 최대 400V의 전압을 사용한다. 이 환경에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여유 있는 전압, 즉 2배 이상의 630V, 1000V의 고압 MLCC가 필요하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제품은 5종이다. 1000V를 보증하는 3225(3.2 mm×2.5mm) 크기에 15nF(나노패럿, 패럿은 전기용량의 국제단위)과 22nF, 3216 크기에 1nF 용량 등 3종과 630V를 보증하는 3225 크기 33nF, 3216 크기 10nF용량 등 2종이다. 전기자동차의 온보드 충전기는 외부 전기충전기에서 전력을 받아 차량 내 배터리를 충전하는 장치다. 차량의 주행 성능과 한 번에 충전할 수 있는 전기량 등을 결정하는 핵심 부품 중 하나다. 기존 온보드충전기에는 신호 노이즈 제거를 위해 필름 콘덴서를 사용했지만 최근 충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 전압과 주파수가 높아지는 추세다. 전기차의 경우 고주파 환경에서 노이즈 제거와 고신뢰성 특성을 가진 MLCC 소요량이 증가한다. 삼성전기는 원자재를 독자 개발하고 내부 전극의 구조를 변경해 높은 전압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MLCC를 개발했다. 배터리의 고압·고성능화 추세 영향으로 전장용 고압 MLCC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40억 달러에서 2029년까지 약 110억 달러로 연평균 약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2위의 MLCC 생산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