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선 확대…5대 항공강국 제시
- 인천항에도 스마트 항만 건설
- 양산ICD 현대화는 원론적 수준
- 균형발전 감안해 정책 시행해야

정부가 국제선 확대, 항공사 지원 등을 통해 우리나라를 세계 5대 항공운송 강국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스마트 항만 체계 구축으로 한국이 전 세계에서 관련 분야를 선도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착공기념식에서 기념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7일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인천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항공·해운·물류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새로운 항공 수요 창출, 국제선 확대, 국적 선대 확충, 첨단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항만 건설,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기반시설 구축 등이 핵심 과제다. 이를 통해 해운·항공·물류 등 전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경제 영토’를 넓힌다는 것이 정부가 추구하는 최종 지향점이다. 세부 추진 사항을 보면 인천신항에 완전 자동화 컨테이너 터미널 개장, 인천항 배후단지 300만 ㎡ 추가 공급, 인천국제여객터미널 배후 부지 개발, 인천공항에 ‘비즈니스 전용기 터미널’ 구축, 인천공항 배후에 첨단 복합항공단지 조성 등 거의 모든 계획이 인천항과 인천공항 위주로 진행된다. 이날 윤 대통령도 “인천을 교두보로 우리의 전략산업인 항공과 해운 산업의 대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민생토론회 주제를 해당 지역의 현안이 아닌 ‘항공·해운·물류 발전 방안’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음에도 인천 이외 지역의 공항과 항만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부산항을 갖추고 가덕신공항을 준비하는 부산 등 비수도권이 관련 정책 수행 때 자칫 외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스마트 항만 구축 사업은 사실상 부산권에서 추진되고 있지만 발표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 4일 해양수산부가 ‘2024년 주요 정책 추진 계획’을 통해 부산항 신항과 진해신항을 중심으로 하역·수송·적재 등 모든 분야가 완전히 자동화되는 ‘스마트 메가포트’를 구축, 국가 물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날 정부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면 두 기업의 중복 노선 55개를 효율적으로 정리, 유럽·미주 등 장거리 노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중남미를 대상으로 새로운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가 아시아 내에서 5위권 수준의 경쟁력을 갖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16개국 37개 노선에 저비용항공사 취항 지원, 대형 항공사 중심이었던 유럽·서남아시아·인도네시아 노선의 운수권 배분, 좌석 등급 다변화 지원 등이 세부 내용이다. 이러한 항공 분야의 발전 방안도 지역균형발전과는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최대 공항인 인천공항의 중요성을 고려하더라도 2029년과 2030년에 각각 개항할 가덕신공항 및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가덕신공항을 차질 없이 개항하겠다는 약속을 한 만큼 당연히 이번 항공 분야 발전 방안에 청사진이 제시돼야 했지만,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지원을 언급하면서도 가덕신공항 거점항공사가 될 에어부산의 분리매각 문제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

물류 분야 발전 방안 제시에서도 정부는 부산권에 있는 양산 내륙컨테이너기지(ICD)와 복합물류터미널(IFT)을 2027년까지 현대화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인 일정은 내놓지 않았다.

이에 지역사회는 “해운·항만·물류산업 발전은 지역균형발전을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정부가 이 같은 여론을 감안해 관련 정책을 시행해야 ‘지역 홀대론’이 수그러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