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에 있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해양, 수산·어촌, 해운·항만·물류 등 3개 분야에 걸쳐 24개 주제를 선정해 향후 10년을 전망하고 대응방안을 제시하는 ‘2024 해양수산 전략 리포트’를 최근 발간했다. 올해는 특히 지속가능성, 혁신, 그리고 글로벌 협력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국제신문은 관련 현안을 인식하고 현황 진단 및 전망, 대응전략을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 보고서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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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해상풍력이나 대규모 시설물 설치 등 해양공간을 새롭게 이용하는 유형이 늘고 있다. 제주시 한경면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전경. 국제신문 DB |
- 어업활동보호구역 45.6% 최다
- 항만 4.3%·관광 1.4% 순 이용
- 산단 개발 등 공유수면 매립 늘어
- 관련법 규정 모호… 감독에 한계
- KMI “전 국민의 것 인식 전환을”
국토보다 훨씬 넓은 해양공간은 수산 항만뿐만 아니라 에너지 자원 관광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특히 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해상풍력이나 대규모 시설물 설치 등 해양공간을 새롭게 이용하는 유형도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이용 주체에 대한 인식 전환을 비롯해 관련 법 개정을 통한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고 관리체계 정비 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내놓은 ‘해양공간 이용의 전망과 과제’ 연구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수산 항만 관광 자원 등 다양한 용도로 해양을 이용하고 있다.
어업활동보호구역이 45.6%로 가장 넓고, 항만·항행구역 4.3%, 해양관광구역 1.4%, 에너지개발구역 0.7%, 골재 및 광물자원개발구역 0.2%를 각각 차지한다. 주로 어업과 선박 운항 중심으로 관리 운영되나 최근 해양레저관광 해양에너지 개발 등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용범위가 다양화 입체화하고 있다.
해양 이용을 수요 측면에서 살펴보면 수산 및 항만해운 분야는 과거와 비슷하다. 하지만 관광 자원 등 신규분야에 대한 이용수요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모터보트 수상오토바이 등 동력수상레저기구의 신규 등록면허 수는 연간 2980척 정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해상풍력 역시 2013년 서남해 해상풍력을 시작으로 2022년 말 기준 발전사업허가 프로젝트는 70개 정도에 달한다.
이와 함께 해양의 영향을 받는 육역 이용 수요도 적지 않다. 산업단지 개발계획이나 경제자유구역 기본계획 등 주요 법정계획에 따른 공유수면 매립 예상면적은 475.5㎢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어촌뉴딜사업을 통해 어촌어항지역이 재개발되는 곳도 100여 곳에 달한다.
문제는 해양수산발전 기본법과 해양공간계획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이 선언적이거나 모호하게 규정돼 있다는 점이다. 해양공간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지만 불법 및 편법을 통해 사유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공유수면법에 따라 인공시설물은 최대 30년까지 점용허가가 가능하고 연장도 가능해 사실상 반영구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정부 또는 지자체의 관리 수단이 육상에 비해 미흡해 이용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거나 불법 이용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향후 10년을 전망해보면 해양공간 이용 수요의 기반이 되는 연안인구와 해양경제 규모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 세계 해양경제규모는 2010년 부가가치 1조5000억 달러, 일자리 3100만 명에서 2030년 각각 3조 달러, 4000만 명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풍력 규모 역시 2030년이 되면 국내 19.5GW, 전 세계 165GW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해상도시 해저공간 등 거주 또는 레저공간으로 애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공간을 합리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소수만이 아닌 전 국민의 것이라는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또 정부와 학계 시민사회 등의 숙의를 거쳐 해양정의부터 시작해 이용 원칙 등을 확정해 관련 법을 개정하고 이용 기준과 부담자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 사유화 방지를 위해 스마트 관리기법을 도입해 디지털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정지호 KMI 해양정책연구실장은 “해양은 누구의 것도 아니지만 접근성이 낮은 해저나 먼 바다는 갈 수 있는 사람만의 것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며 “관련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면서 접근성이 높아지는 만큼 전 국민에게 기회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 공동기획=국제신문, 한국해양수산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