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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항 무한경쟁…BPA 자율성 높여야 부산항 순항

부산항 업그레이드…동북아 물류허브로 <6> 항만 거버넌스

  •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
  •  |   입력 : 2024-02-08 18:35:27
  •  |   본지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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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법 취지와 달리 정부에 예속
- 개발 주역 아닌 임대사업자 신세
- 인프라 투자·스마트화 부응 한계
- 인천공항공사처럼 ‘주식형’ 전환
- 상업·공익성 ‘두 토끼’ 잡아야

부산항을 관리·운영하는 부산항만공사(BPA)가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항만공사법이 제정되며 2004년 앞선 국가 운영체제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민간기업의 수익성 개념을 도입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출범했다. 애초 시장형 공기업 형태로 출범했으나 지난해 기타 공공기관으로 전환됐다. 기관 및 부처의 자율성 확대와 책임 경영을 유도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전문가와 항만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무한경쟁시대 부산항 발전을 이끌 항만거버넌스로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올해 스무살이 된 부산항만공사가 애초 설립 취지대로 자율성과 독립성을 가져야 부산항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부산 중구 중앙동 부산항만공사 사옥 전경. 국제신문 DB
■“자율성·독립성 여전히 요원”

항만 거버넌스는 항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지자체와 항만 관련 이해관계자의 상호작용을 높이는 협력 네트워크를 뜻한다. 우리나라 항만 거버넌스 구조는 운영 주체에 따라 정부 운영, 지자체 운영, 항만공사 운영으로 구분된다. 현재 우리나라 항만은 부산항을 포함해 항만공사가 설립된 4개 항만(울산·인천·여수·광양)을 제외하면 모든 항만이 정부 주도로 운영되고 있다.

2004년 1월 16일 부산항만공사 출범 현판식이 열리고 있는 장면. 국제신문 DB
BPA는 독립기관이지만,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으로 항만공사법에 따라 관리 감독을 받는다. 또 공공기관이므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획재정부의 관리감독도 받는다. 준정부기관에서 기타공공기관으로 바뀌면서 앞서 제외됐던 기재부 경영평가를 주무부처 주관으로 받아야 한다. 또 임원에 대해 공운법상 임명절차 적용에서 제외됐다가 개별법 및 정관에 따라 임명해야 한다.

항만업계 관계자는 “기타공공기관이 되면 표면적으로는 기관 운영상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자율성이 확보된다고는 하지만 결국 해수부의 손아귀 안에 있게 된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해수부 출신들이 사장이나 부사장(본부장)으로 내려오는 일이 허다한데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여전히 기재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일일이 해수부의 지시나 재가를 받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항만개발사업에 있어 민간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는 한계도 있다. 항만공사는 관련법상 항만개발사업의 주체가 아니다. 항만공사가 항만개발사업을 진행하고자 하면 주체인 해수부나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항만공사 내 의사결정기구라고 할 수 있는 ‘항만위원회’의 역할은 일부에 그치고 있다.

류동근 한국해양대 교수는 “항만공사 설립의 원래 취지는 항만공사가 자기 관할구역에 항만개발계획을 독자적으로 수립하고 지역 지자체의 도시개발과 연계해 진행하는 것이다”며 ”아직도 해수부가 항만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항만공사에 내려보내는 탑다운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성 갖도록 법 제·개정을”

전 세계 주요 항만은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고 점점 더 치열한 경쟁 상황에 몰리고 있다. 인프라 투자, 스마트화, 친환경 대응을 비롯해 항만서비스 질 향상, 합리적인 가격 등 고객의 높아지는 기대에도 부응해야 한다. 더군다나 중동과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새로운 항만 개발이 대대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글로벌 주요 항만주체들은 자유롭게 업무영역을 넓히고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싱가포르항만을 운영하는 PSA는 단일 주체로 터미널을 직접 운영해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행정이나 규제 분야는 싱가포르 해양항만청(MPA)에 넘기고 수익성과 효율성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항은 대부분 국내외 터미널 운영사에 위탁운영하고 있다. 박인호 부산항발전협의회 공동대표는 “세계적 물류항만인 부산항을 정부산하기관에 묶어두는 것은 세계적 흐름과 국제항만 경제에 뒤쳐지는 일이다”며 “관할구역 내 항만개발은 BPA가 총괄하고 인사 재정 경영 투자에서의 자율성 확보, 낙하산 인사 지양 후 사장 중임제 도입 등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BPA가 발주한 ‘비전 2040 중장기 경영전략수립’ 보고서에 따르면 설립법인 항만공사법이 도입 당시 취지와 달리 BPA의 사업범위를 제한하고 자율성을 저해하고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 항만공사법에서는 공사가 할 수 있는 사업 내용을 명시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취하고 있어 문구 해석을 놓고 이견이 존재한다. 또 사업범위 제약으로 해외 항만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항만공사법상 항만시설의 조성 관리 운영에 치중돼 있어 BPA의 역할이 임대사업자 수준에 머문다.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인천국제공항공사 형태인 주식형 공기업으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법과 항만공사법을 비교해보면 항만공사법은 업역과 공사 독립성 및 자율성을 제한하고 있어 항만관리 운영과 권리의무 주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비전 전략수립 보고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같이 운영 자율성과 상업적 기능을 강화하되, 항만운영에 있어 공공성 및 공익성 확보를 해야 하는 영역에서는 해수부 및 국회 등에 보고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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