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부산을 독자 생존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애초 시와 지역 상공인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통합 저비용항공사(LCC) 본사 유치’ 또는 ‘에어부산 분리 매각’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양사 결합이 언제 확정될지 기약할 수 없어 에어부산 ‘분리 매각 및 인수’를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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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부산 항공기 . 국제신문DB |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이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30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시와 지역 상공인 등은 지난주 회의를 열어 에어부산 존치 방향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에어부산을 아시아나항공에서 분리해 부산에 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시는 조만간 ‘에어부산 존치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예정이다. TF는 지역 기업의 에어부산 인수에 무게를 두되 대기업의 인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논의를 이어간다. 시는 곧 박형준 시장의 재가를 받아 산은과 정부를 상대로 설득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시가 에어부산 독자 생존 방침을 정한 것은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상황과 연결된다. 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해 성공적으로 개최하려면 2029년 말 완공될 가덕신공항 활성화가 꼭 필요하다. 가덕신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지역 항공사가 없거나 통합 LCC 본사를 부산에 유치하지 못하면 시의 이런 구상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시기가 불투명한 것도 ‘에어부산 해법 찾기’에 돌입한 배경이다. 양사 합병은 유럽연합(EU) 미국 일본의 승인을 남겨뒀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EU의 합병 승인을 받기 위해 이날 화물 부문 매각안을 심의했지만 오후 늦게까지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화물 부문을 매각해도 EU의 최종 승인은 내년 말께나 가능하다. ‘EU 벽’을 넘어도 미국이 남는다. 미국은 양사 합병을 막으려고 소송을 검토 중이다. 미국이 제소하면 합병 승인 시기는 더 늦춰질 수 있다. 가덕신공항 개항 전까지 합병이 마무리될지 알 수 없는 형국이다. 가덕신공항 조기 안착을 위해 에어부산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현실적 문제도 작용했다. 에어부산은 모기업 합병에 발목 잡혀 장거리 노선 확대 등이 꽉 막혀 있다. 신규 기재 도입도 할 수 없다.
이처럼 열악한 조건에도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중 여전히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 2305억 원 ▷영업이익 433억 원 ▷당기 순이익 15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95.8% 증가해 역대 3분기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도 모두 흑자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