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생활형숙박시설’(생숙)에 대한 이행강제금 처분을 내년 말까지 1년 2개월 더 유예하기로 했다. 이 시설 소유자들이 숙박업 신고를 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실거주 임차인의 잔여 임대 기간 등이 고려됐다. 그러나 생활형숙박시설은 주거용이 될 수 없다는 기존의 방침은 그대로 고수했다.
25일 국토교통부는 생활형숙박시설 정책과 관련해 2024년 말까지 숙박업 신고 계도 기간을 부여하고, 이행강제금 처분도 유예한다고 밝혔다. 또 이 시설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할 때 한시 적용되던 특례도 올해 10월 14일로 끝낸다. 이에 생활형숙박시설 소유자가 다음 달 14일까지 오피스텔 전환을 마치지 못하면 숙박 용도로만 활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 말부터 이행강제금을 물게 된다.
생활형숙박시설은 외국인 관광객 등 장기 체류 숙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다. 취사도 가능하다. 지난 2017년 이후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주택 관련 규제(세제·청약·전매·대출 등)가 없는 대체 시설로 알려지면서 공급이 확대됐다. 특히 청약 통장이 없어도 분양을 받을 수 있는 데다 당첨 즉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점,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는 사실 등도 인기몰이에 도움이 됐다. 이런 이유로 생활형숙박시설에 대한 사용 승인은 2015년 3483실에서 2017년 9730실, 2021년 1만8799실로 늘었다. 6년 만에 5.4배 증가한 셈이다.
정부는 투기 수요가 몰리자 지난 2021년 5월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활형숙박시설을 숙박업으로 신고하도록 했다. 이어 오피스텔로 용도를 전환해야만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규정을 바꿨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건축법 위반이 돼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생활형숙박시설 관계자들이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앞에서 이행강제금 부과 예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소유주들은 준공 후 사용 중인 생활형숙박시설에도 이행강제금을 물린다는 방침에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에는 국토부 정문 앞에서 시위도 벌였다. 이에 국토부는 생활형숙박시설의 오피스텔 전환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건축 기준을 일부 완화했으며 이행강제금 부과도 다음 달 14일에서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한편 국토부는 생활형숙박시설도 건축법상 준주택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수용 불가 방침을 거듭 천명했다. 이 시설은 주택·주거용 오피스텔에 비해 주차장·학교 등 생활 기반시설 및 건축 기준이 완화돼 있으며, 주거지역에는 지을 수 없어 주거용으로는 부적합하다는 것이 국토부의 반대 논리다. 국토부 건축정책과 측은 “생활형숙박시설이 본래의 용도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동 계도기간 동안 관련 부처들과 함께 논의를 거쳐 이 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발전 방안을 찾아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