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앞으로는 건설사의 시공능력을 평가할 때 해당 업체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점수를 10%를 깎는다. 또 건설 현장에서 하자가 자주 발생하거나 ‘벌떼 입찰’(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서류상 회사나 계열사와 함께 응찰) 등 불공정 행위를 해도 대폭 감점한다.
7일 국토교통부는 시공능력평가제도 개선을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11일부터 10월 21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기준을 대폭 손질하는 것은 2014년 이후 9년 만이다. 본격 시행 시기는 2024년부터다. 국토부는 최근 ‘철근 누락 아파트’와 같은 부실시공, 현장 근로자 사망 등으로 인해 건설 산업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자 이에 대처하기 위해 시공능력평가 때 안전, 품질, 불법행위에 대한 평점을 강화하기로 했다. .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건설사업 진행 때 믿을 수 있는 업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업체의 실적과 경영 상태, 기술 능력, 신인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제도다. 국토부는 매년 7월에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1위는 삼성물산이었으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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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 현장 모습.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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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국토부는 최근 건설 현장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해진 점을 고려해 ‘신인도 평가’ 비중을 늘렸다. 이전에는 공사실적액에 ±30%를 곱해 계산했으나 향후에는 ±50%로 확대된다. 안전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 점수 차이를 벌리겠다는 취지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신인도 평가 세부 항목을 추가했다. 구체적으로는 하자보수 시정명령을 받았을 경우 공사실적액의 4%를 깎는다. 또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면 10%를 감점한다. 공사대금 체불, 소음·진동관리법,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법을 위반했을 때의 감점 범위는 공사실적액의 4%다. 아울러 국내 건설 현장의 근로자 1만 명당 산업재해 사망자 수(사망사고만인율)가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은 점을 고려해 사망사고만인율 감점 폭은 3~5%에서 5~9%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벌떼 입찰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점 폭은 늘리는 한편 불법하도급 감점 항목은 새로 도입했다. 건설사가 부실 벌점을 받았다면 지금까지는 1~3%의 감점을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벌점 구간을 세분화해 감점 폭을 9%까지 확대한다. 특히 벌점을 1점만 받았어도 점수를 깎는다. 건설사가 공사대금을 한 번이라도 체불했을 때도 감점받도록 했으며 회생·워크아웃에 들어간 건설사에 대한 감점 비율은 5%에서 30%로 늘렸다.
업계에서는 개편된 제도가 시행되면 최근 건설 현장에서 건물 붕괴 등의 사고가 발생한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은 공사 실적이 좋더라도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김상문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건설 현장의 안전, 품질, 불법행위에 대한 평가가 강화됨에 따라 건설사들이 안전사고 및 부실시공 방지를 위해 더 큰 노력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