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가구에 달하는 오피스텔, 4성급 호텔, 초대형 뮤지컬 전용 극장 등이 들어서면서 기대를 모았던 남구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2단계(BI CITY) 상가(IFC부산몰)에 ‘파리만 날린다’.

24일 부산 남구 IFC부산몰 1층 한 점포가 자리했던 공간에 정리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뒤덮여 있다. 정인덕 기자

24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찾은 IFC부산몰은 정상적인 상가로 보기 어려웠다. 입구 조형물은 일부 글자가 떨어져 명칭을 알아볼 수 없었다. 주변에는 쓰레기도 쌓였다.

안으로 들어가니 상황은 훨씬 심각했다. 1층 상가 10곳 중 운영 중인 곳은 3곳에 불과했다. 복도에는 불이 꺼져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했다. 빈 매장에는 잡다한 물건이 흐트러져 마치 공사장 같았다. 10여 분간 보이는 손님은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지하 1층에는 ‘국내 최대 애니멀 파크’로 홍보했던 곳이 문을 닫았다. 점포는 방치됐다. 2층 역시 한국예탁결제원 증권박물관 외에는 휑했다. 이곳 관계자는 “이런 상태가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24일 부산 남구 IFC부산몰 1층에 입점한 점포가 없어 상가가 비어 있다. 조명도 제대로 켜지지 않아 대낮인데도 어두컴컴하다. 정인덕 기자

IFC부산몰은 지하 1층, 지상 4층 건물이다. 2019년 12월 6일 문을 열었다. 증권박물관과 뮤지컬 전용 극장 등이 입점해 있다. 49층 주거용 오피스텔, 36층 호텔 및 업무용 오피스텔과 함께 지어져 유동 인구가 늘면서 호황을 누릴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IFC부산몰은 썰렁하기만 하다. 인근 BIFC 1단계 상가(BIFC몰)와도 비교된다. BIFC몰은 오랜 기간 카페 위주 1층을 제외하고 2·3층 식당가(국제신문 2020년 7월 8일 자 3면 보도)는 한산했다. 하지만 최근 조금씩 활기가 돈다. BIFC 입주 기관 관계자는 “BIFC몰이 예전에 50% 정도 활성화된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70%가량이다. 식사하러 주 2, 3회는 찾는다”고 했다.

IFC부산몰의 부진 이유로 낮은 접근성이 우선 거론된다. BIFC와 BIFC몰은 연결 통로가 있어 유동 인구가 많지만, IFC부산몰은 별도 건물이라 접근이 어렵다는 것이다. 개장 직후 한참 손님맞이를 해야 할 시점에 코로나19가 발생해 초기 상권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인 것도 악재다. IFC부산몰 시행사는 유림E&C 등으로 구성된 실버스톤이다. 이 회사는 ‘마스터리스’ 방식으로 각 분양자에게 고정 임대료를 지급하고, 상가 구성·운영을 일임받기로 했다. 하지만 임대가 잘 안된 데다가 자금난이 겹치면서 실버스톤이 분양자들에게 약속한 돈을 지급하지 못했다. 양측 갈등은 법정으로까지 번졌다.

업계 관계자는 “IFC부산몰을 살리려면 일단 법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후 분양자들이 컨설팅을 통해 대형 투자를 유치하는 것 등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의견을 냈다. 정인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