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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허가 난 27곳 중 14곳이 ‘사하’, 지자체 승인 남발 과잉공급 부채질

부산 지식산업센터 공실 불보듯

  •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  |   입력 : 2023-06-06 20:09:0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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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인프라 확충해 활성화 노력할 것”

부산 지식산업센터 도입 초기 취지에 맞지 않게 틈새시장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진입한 데다 이에 맞춰 시행사들이 대규모 물량 공급에 나서면서 공실 사태는 이미 예고됐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사하구는 앞으로도 지식산업센터가 줄줄이 들어설 예정이라 ‘미분양 무덤’이 될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사하구도 이 같은 사실을 알지만, 공급 조절보다는 활성화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부산 사하구 지식산업센터 ‘펜타플렉스 1차’ 건립 공사현장. 박호걸 기자
■예정된 27곳 중 14곳이 사하구

5일 현재 건설 중이거나 설립 허가를 얻은 부산 지식산업센터는 27곳에 달한다. 부산에 설립 완료된 지식산업센터가 33곳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물량이 공급된다. 총공급 물량의 절반이 넘는 14곳이 사하구에서 추진된다. 사하구는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설 만한 도심 내 공업지역이 많고, 도시철도 1호선과 경전철 등 대중교통이 편리해 다수 사업이 진행 중이다. 여기에 사하구가 일자리 창출과 신평장림공단 현대화를 이유로 승인을 남발한 것도 공급 증가를 부채질했다.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한 ‘펜타플렉스 1차’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펜타플렉스 1차는 공장과 근린생활시설 등 433호 규모로, 이미 지난해 초 분양을 끝내고 내년 2월 준공을 목표로 한다. 분양 당시 지식산업센터가 투자처로 주목받은 데다 3.3㎡당 670만 원 수준의 저렴한 분양가도 인기의 요인이었다.

그러나 최근 준공을 앞두고 이를 정리하려는 개인 투자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분양 직후에는 거래가 엄청 많았다. 3.3㎡당 30만 원가량 프리미엄이 붙기도 했지만, 지금은 10만 원대로 내려왔다”며 “그나마 펜타플렉스 1차는 분양가가 저렴해 녹산산단 등에서 실수요자의 문의가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매몰 비용 탓 사업 포기도 못해”

앞으로가 문제다. 고금리와 아파트 규제 해제로 상황이 180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사하구에는 1000호 규모 ‘서부산SK V1’과 650호 규모 ‘서부산스마트티타워’가 분양 중이나 고전하고 있다. 앞으로 ‘펜타플렉스 메트로’와 ‘리드원 부산’ 등도 분양 예정이다. 건축비 상승 등의 이유로 3.3㎡당 분양가가 900만~1300만 원대에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수요를 고려할 때 이 일대 지식산업센터는 딱 3, 4개가 적당하다. 10개 넘는 물량이 쏟아질 예정인데 그러면 미분양 무덤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개인 투자자 A 씨도 “1년 전께 사하구 지식산업센터 분양을 알아본 적 있는데 실입주 기업은 10% 정도고 나머지는 다 시세 차익을 노린 개인투자자였다. 지금은 메리트가 전혀 없어 안 사길 잘했다는 안도감이 든다”며 “주변에 샀던 사람은 모두 물려 있다”고 전했다.

기업인 사이에서도 공급량이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 강서구 B기업 대표는 “신평장림산단을 비롯해 부산 산업은 제조업 중심이다. 서울이나 경기 판교와 사정이 다른데 과연 아파트형 공장인 지식산업센터가 어느 정도 소진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강서구에서 C제조업체 대표 역시 “요즘 미음산단도 빈 곳이 많은데 지식산업센터의 대규모 공급을 감당해줄 기업이 있을지 모르겠다. 또 공장을 옮기려면 대출이 필요한데 고금리에다 불경기라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살 사람이 없지만 건설사는 매몰 비용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시행업자 D 씨는 “사업 초기는 저금리 시기여서 공업지역에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하면 돈이 됐다. 지금 상황이 바뀌었지만 토지 매입에 투입한 돈과 대출이자 등 매몰 비용이 너무 많아 이를 무를 수도 없다”며 “이미 달리는 기차에 올라탔기 때문에 내릴 수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하구도 ‘위기’를 인식하지만 뾰족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사하구 관계자는 “절차대로 승인 신청이 들어오면 반려할 수 없다. 공급 과잉인 걸 알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도로 확장 등 인프라를 확충해 공실 사태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지식산업센터 현황  ※자료 : 부산시

지자체

설립 완료

허가 완료

허가 접수

동구

0

0

1

남구

1

2

2

북구

4

4

0

해운대구

18

0

0

사하구

1

14

0

금정구

3

2

2

강서구

4

4

0

사상구

2

1

0

전체

33

2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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