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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안 쓴다"…올해 세수 펑크에 역대급 '불용' 가능성

기재부, 예산 불용으로 대응하는 방안 검토

상저하고→상저하중 전망 등 세입 여건 악화

'불용 대응'은 2013·2014년 이후 근 10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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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올해 ‘세수 펑크’가 기정사실화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불용(不用)’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불용은 편성한 예산을 쓰지 않는 행위다. 빚을 내 경기를 띄우는 것이 아니라 수입이 줄어든 만큼 지출을 줄이는 방식이다.

재정의 역할이 줄어들면 올해 하반기 경제에도 비상등이 켜지게 된다.

21일 재정 당국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수 펑크 상황을 예산 불용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

정부는 올해 들어 3월 말까지 총 87조1000억 원 상당의 국세를 걷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11조1000억 원)과 비교하면 24조 원 줄었다.

4월부터 연말까지 지난해와 같은 규모의 세금(284조8000억 원)을 걷는다고 가정해도 연말 기준 국세 수입은 371조9000억 원으로 정부 세입 예산(전망치 개념)인 400조5000억 원보다 28조6000억 원 부족하다. 현 상황 기준으로 이미 30조 원에 가까운 세수 펑크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정부는 올해 경기가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진행되면서 하반기에 상반기 세수 부족분을 상당 부분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최근 경제 전망은 하반기 성장률이 기존 예상에 미치지 못한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하반기 경제 성장률을 기존 2.4%에서 2.1%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상저하고가 상저하중(上低下中) 정도로 낮아지면서 정부가 기대하는 하반기 세입·재정 개선 폭도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입이 부족한 상황에서 세출을 원래 계획대로 하려면 국채를 추가 발행하는 방식이 있지만 ‘건전 재정’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재정 철학에 맞지 않을뿐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올해 국채 발행 한도에 걸리는 문제가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의 반대 입장이 완강하다. 추 부총리는 빚을 끌어와 인위적으로 성장률을 방어하는 데 대한 거부감을 여러차례 피력해왔다.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빚을 끌어와 기존 지출 계획을 유지하는 방안을 거부한다면 나머지 해결책은 지출을 줄이는 것, 즉 불용이나 지출 구조조정이다. 이런 이유로 예산 불용이라는 고육책을 꺼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이다.

정부는 하반기가 돼야 세수 펑크 상황이 좀 더 명확해지는 만큼 현재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추후 불용 계획에 대비하고 있다.

세수 부족 상황을 행정부가 불용이라는 방식을 동원해 대응하는 것은 2013·2014년 이후 근 10년 만이다.

앞서 정부는 2013년 당시 국세 수입이 201조9000억 원으로 세입 예산(210조4000억 원) 대비 8조5000억 원 부족하자 18조1000억 원을 불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2014년 국세 수입은 205조5000억 원으로 예산 대비 10조9000억 원이 부족했다. 정부는 당시 불용 규모를 17조5000억 원으로 늘려 대응했다.

올해 세수 펑크 규모는 2013년이나 2014년보다 몇 배 커질 가능성이 농후한 만큼 이에 대응하는 불용 규모도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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