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이 다음 달에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 격차(1.50~1.75%포인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지난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파월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토마스 라우바흐 연구 콘퍼런스 대담에 참석해 “긴축 정책이 시차를 두고 어떤 효과를 가질지, 최근 은행업의 스트레스에 따른 유동성 축소가 어느 정도일지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긴축 정책을 오랫동안 유지했다. 여기까지 온 상황에서 우리는 데이터와 점차 발전하는 전망을 보면서 신중한 평가를 할 여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은행업의 불안정한 상황으로 대출 여건이 악화했고 이에 따라 경제 성장과 고용, 물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 금리를 그렇게 올리지 않아도 될 수 있다”고 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 이후 연준이 다음 달 13, 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한 투자자들이 33%에서 13%로 줄었다.

캐시 보스트잔시크 내셔널생명보험사의 선임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 발언은 앞으로 나오는 데이터를 평가하기 위해 다음 달에는 금리 인상을 멈추는 게 그의 기본 시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 여부에 관해 명확히 밝히지 않은 만큼 향후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미 연준은 지난 3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3차례 연속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3월 이후 10회 연속 인상된 5.00∼5.25%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동결로, 국내 시장에서는 인상기의 최종 금리가 3.50%로 마무리됐다고 보는 시각이 굳어지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