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2분기 전기·가스요금 인상안을 확정하면서 국민이 겪는 ‘물가 부담’이 지금보다 커지게 됐다.

이번 인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포인트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이날 정부와 여당은 2분기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도시가스 요금은 MJ(메가줄) 당 1.04원 오른다. 시행일은 16일이다.

이에 따라 한 달에 평균 332㎾h를 사용하는 4인 가구는 월 전기요금이 지금보다 3020원 오르게 된다. 가스요금도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4430원 늘어난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1%포인트 끌어올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은 물가 상승세의 둔화를 지연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같은 해 9월 5.6%에서 10월 5.7%로 소폭 상승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전기요금이 1㎾h)당 7.4원,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이 MJ당 2.7원씩 인상된 결과였다.

올해 1월에도 전기요금이 ㎾h당 13.1원 오르면서 물가 상승률은 전월(5.0%)보다 0.2%포인트 상승한 5.2%를 기록했다.

다만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빠른 속도로 둔화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로 지난해 2월(3.7%) 이후 1년 2개월 만에 3%대로 낮아졌다.

다만 외식과 개인서비스 등 일상 생활에서 느끼는 물가 체감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지난달에도 4.6%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3.7%)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실질임금 감소도 서민을 옥죈다. 지난해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4000원으로 1년 전보다 4.1%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를 고려한 지난해 4분기 실질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더욱이 올여름에는 냉방비 폭탄도 우려된다.

전기요금은 지난해 7월 인상된 이후 10월과 올해 1월, 이달 등 3차례 더 올랐다. 이런 누적 인상분이 올여름 냉방비에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지난해 여름보다 훨씬 많은 전기요금을 내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