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선박용 조명기기 시장의 대표 기업이었던 부산 사하구 극동일렉콤의 이모 대표가 직원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전경. 국제신문 DB

부산지법 서부지원 백광균 판사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 대해 지난달 26일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이 대표는 2021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퇴직한 직원 8명에게 임금 1억2400여만 원과 퇴직금 1억1200여만 원 등 모두 2억3600여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백 판사는 “피고인은 동종 범죄를 반복해 징역 실형, 집행유예로 처벌받은 적이 있는데도 또다시 무려 2억3000만 원이 넘는 임금·퇴직금을 체불했다. 피해자들도 처벌을 강력히 탄원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극동일렉콤은 극동전선공업 영업본부장 출신인 이 대표가 1992년 극동전선판매라는 회사명으로 설립했다. 1998년 선박 조명 시장에 진출했으며 2013년엔 냉동 컨테이너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꾸준한 연구개발(R&D) 투자로 매출을 늘려 왔다.

하지만 조선업 경기 하향 등 영향으로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STX대련 채권 미회수, 중국 자회사 자금 지원액 미회수로 인한 유동성 악화도 한몫했다. 애초 선박 조명기구 시장 점유율은 대양전기공업 60%, 극동일렉콤 40% 수준이었는데 법정관리 이후 대양전기공업이 90%를 독식하는 구조가 됐다.

이후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극동일렉콤이 유상증자로 발행하는 신주와 회사채를 55억 원에 인수했고 15억 원을 별도로 투입해 운전자금으로 활용했다. 지분 구조는 관리인인 이 대표 및 특수 관계자가 20.05%, 유암코오퍼스펀드가 18.34%로 2대 주주였다. 결국 유암코는 극동일렉콤의 자산인 제1공장, 제2공장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7년 만인 지난해 회생을 종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