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호만 2만3000㎡ 규모 조성
- 장하용 부산연구원 실장 발제
- 김태만 해양박물관장 등 토론
- “국비 확보 위해 서명운동 필요
- 극지연 이전해야 시너지 효과”

북극해항로 시대를 맞아 ‘극지관문도시 부산’의 교두보가 될 극지타운을 부산에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극지타운은 2026년 건조될 차세대 쇄빙연구선과 함께 우리나라를 ‘극지선진국’으로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예산 확보가 난항을 겪으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이날 참석자들은 “극지타운은 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의 강력한 관심을 촉구했다.

17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2023 부산 극지타운 조성 시민공청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은 토론자로 나선 오상준(왼쪽부터) 국제신문 미래전략실장, 김민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 이동화 극지해양미래포럼 부위원장, 김태만 국립해양박물관장, 성현달 시의원, 장하용 부산연구원 해양물류연구실장. 전민철 기자

부산시와 국제신문은 17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극지타운 조성 시민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극지해양미래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배재한 국제신문 사장과 ▷김병기 부산시 해양농수산국장 ▷김영모 선장포럼 사무총장 등 산학연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박수영 박재호 국회의원이 영상을 통해 축사를 전했다. 박재호 의원은 축사에서 “극지타운은 참으로 아픈 부분이다. 부산에 있어야 할 극지연구소가 아직도 인천에 있다”며 “극지타운 조성에 대한 공론화가 재점화 되고 있다고해서 반갑다. 그간의 노고들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먼저 장하용 부산연구원 해양물류연구실장이 ‘극지관문도시 부산과 부산극지타운’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장 실장은 “부산은 이미 2016년에 북극교류협력센터 북극산업지원센터 극지기술실증연구센터 극지체험교육관 극지물류보관시설 등으로 구성된 세부계획안을 마련하고 남구 용호만에 2만30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했다. 하지만 정부의 예산 지원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사업 추진이 정체돼 있다”고 추진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강력한 추진과 논리 마련을 위해 원점에서 완전히 새롭게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이고 깊이 있는 추가 연구가 시급하며 시를 비롯해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과 극지연구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극지해양미래포럼 대학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회에는 김태만 국립해양박물관장을 좌장으로 성현달 부산시의원 김민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본부장 극지해양미래포럼 이동화(영산대 특임교수) 부위원장 오상준 국제신문 미래전략실장이 참여했다. 성 시의원은 “극지타운 조성과 연구·기술 개발은 물론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극지전문 인재 육성에 중점을 둔 교육기능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시의회도 예산 편성 등 필요한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지원을 약속했다.

이 부위원장은 “1985년 우리나라가 첫 남극 탐험에 성공했고 1986년 남극조약에 가입했다. 당시 대부분의 국민이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때 하지 않았으면 우리나라는 남극 연구에 있어 후진국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며 “극지타운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우리 후손을 위한 미래 투자다. 지금 하지 않으면 황금 같은 기회를 놓치게 된다. 해양클러스터가 있고 5대양 6대주로 쉽게 드나들 수 있는 부산에 극지 메카인 극지타운이 하루 빨리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영도구에 본원이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부설 기관인 극지연구소 역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흐름에 맞춰 어서 빨리 부산으로 와서 해양클러스터와 함께 시너지효과를 내야 한다”고 극지연구소의 부산 이전도 촉구했다.

김 본부장은 “극지활동진흥법이 제정되고, 정부의 극지활동진흥기본계획이 수립되면서 이제 극지타운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극지타운의 디자인과 활용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할 때다”며 ▷‘극지클러스터’로의 명칭 변경 ▷극지산업 기반 마련 등을 제안했다.

오 실장은 “부산이 2027년 제2쇄빙연구선 취항에 맞춰 극지타운을 조성하면 천혜의 지정학적 이점까지 더해 명실상부한 동북아 해양수도이자 극지관문도시로 우뚝 설 수 있다”며 “2017년 첫 공청회가 열렸지만 부산시장이 세 번 바뀌면서 구체적으로 사업 추진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시의 강력한 추진 의지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 관장은 “이 자리에서 극지타운 조성에 대한 열망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사업 추진과 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산 확보가 중요하다. 청원서를 만들어 서명운동을 실시하고 예산 확보를 위한 추진체를 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제신문 배 사장은 인사말에서 “극지타운 조성과 극지로 향하는 부산의 비전 제시는 더없이 중요하다. 공공기관 이전이라는 국가정책에 반한 채 '극지연구소'를 붙들고 있는 인천과의 이전 힘겨루기를 지역 간 갈등으로만 치부해버리는 일부의 잘못된 논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도 극지타운 조성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오늘 이 자리에서 다양하고 깊이 있는 논의가 있기를 바라며 시도 극지타운 조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