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의 핵심 조건이자 주요 심사 항목인 ‘인프라 사후 활용 방안’이 이달 초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에 제시돼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
| 부산항 북항 양곡부두 사일로.
부산항만공사 제공 |
개최 예정 장소인 부산항 북항 내 양곡부두 사일로(Silo·저장소)에 세계박람회 역사 전시관과 공적개발원조(ODA) 기념관을 동시에 구축한다는 게 큰 줄기다. 이를 통해 정부와 시는 200년에 가까운 세계박람회 역사를 부산에서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사후 활용 분야에서 경쟁국보다 비교우위를 선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박형준 부산시장은 BIE 실사 3일 차였던 지난 5일 3차 프레젠테이션(PT)을 하면서 북항 양곡부두 사일로에 ‘엑스포 빅데이터 사일로’와 ‘ODA 기념관’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실사단에 공개했다. 당시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3차 PT의 테마는 ‘Site(행사장)’였다.
시 관계자는 “2030부산세계박람회 마스터플랜에 담긴 ‘사후 활용 방안’을 이번 PT 때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라며 “BIE가 요구하는 63개 평가 항목 중에는 ‘엑스포가 끝난 뒤 행사장이나 시설물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가 비중 있게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자성대부두와 인접한 양곡부두 사일로는 곡물·식량 등을 저장하는 원통 형태 시설물이다. 사일로 1기당 높이와 지름은 각각 43m와 8m에 달한다. 양곡부두에 있는 사일로 수는 총 68기다. 외부에서 보면 사일로는 서로 붙어있는 모습이고, 내부에는 거대한 벽이 칸막이처럼 설치돼 있다. 시는 외관은 그대로 두고 내부 벽을 모두 제거한 뒤 이곳에 2개의 해당 시설물을 구축하기로 했다.
엑스포 빅데이터 사일로는 세계박람회 180년 역사(2031년 기준)와 관련한 각종 데이터를 보존·축적하는 역할을 한다. 시는 “세계박람회는 지속해서 발전을 거듭하며 기술의 진보와 인류의 미래 문제 해결을 위한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며 “빅데이터 사일로를 통해 방대한 양의 엑스포 정보를 전 세계에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ODA 기념관은 원조 수혜국이었던 대한민국이 공여국으로 전환하는 과정과 역사를 보여준다. 특히 양곡부두 사일로를 ODA 기념관 장소로 정한 것은 부산항에서 원조 물자를 실어 보내는 역사적 상징성을 부각하기 위한 결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탈리아는 각각 ‘공원·주거지 조성’과 ‘대학 시설 구축’을 사후 활용 방안으로 정했다. BIE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 구현’이나 ‘인류의 공통된 문제 해결’ 등을 세계박람회 개최 취지로 삼는다는 점에서 부산이 비교우위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정부와 시 안팎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