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원전 1호기(왼쪽) 및 2호기 전경. 한수원 제공

경북 울진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작업이 기자재 제작을 시작으로 본궤도에 오른다. 정부는 향후 10년간 총 2조9000억 원 규모의 일감을 원전 업계에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해 생태계 복원 단계에 머물렀던 국내 원전 산업이 올해 완전 정상화 단계로 돌입하게 됐다고 정부는 평가했다.

●향후 10년간 2조9000억 일감 공급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계약이 체결돼 2조9000억 원 규모의 기자재 제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밝혔다. 계약 체결 주체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두산에너빌리티다.

원전 주기기는 ▷핵분열을 통해 열을 발생시키는 원자로 ▷발생한 열로 증기를 생산하는 증기 발생기 ▷증기로 전력을 생산하는 터빈 발전기 등을 말한다.

2조9000억 원 규모의 일감은 앞으로 10년에 걸쳐 공급된다. 특히 한수원은 사업 초기 3년간 총계약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1조4000억 원을 집행해 업계의 활력 제고를 촉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급사인 두산에너빌리티는 협력사 상생을 위해 연내 약 2100억 원 규모의 일감을 속도감 있게 발주할 계획이다. 이 업체는 이미 지난달까지 450억 원 규모의 일감을 선발주했다.

산업부는 “이번 계약으로 국내 원전 생태계가 완전 정상화 단계로 진입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과거에는 계약 최초 검토부터 최종 체결까지 30~37개월이 소요됐지만, 이번에는 계약 검토 인력 확대와 계약 조건·가격 협상 병행 추진을 통해 기간을 8개월로 단축했다”며 “위축된 생태계에 일감을 조속히 공급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은 올해 상반기 안에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하고, 이르면 7월에 전원개발사업 실시계획 승인과 후속 부지 정지 공사가 착수된다. 3호기와 4호기의 완공 목표 시기는 각각 2032년과 2033년이다.

아울러 산업부는 이날 산업은행·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와 ‘원전 중소·중견기업 특별 금융지원 공동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부터 1차분으로 500억 원 규모의 자금 대출이 시작되고 오는 8월에는 2차분으로 1500억 원 규모의 대출이 추가 시행된다. 총 2000억 원 규모다.

프로그램은 산은의 금리 우대와 한수원·두산에너빌리티의 자금 예치를 통한 금리 인하로 연 3~5%의 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

해당 상품은 탈원전 기간 기업 유지를 위해 담보 한도를 소진한 기업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만약 대출 희망 기업에서 담보를 제공할 경우 추가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번 시책으로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원전 기업들이 다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는 연내 원전 생태계의 완전 정상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수원 제공

●한수원, 지역주민 대상 공청회 개최

한편 한수원은 이날 경북 울진 한울원자력본부 홍보관 대강당에서 지역주민 약 6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한울 3·4호기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광운대 환경공학과 장윤영 교수 주재로 진행된 이번 공청회에서 지역 주민들은 환경영향 최소화 대책과 주변지역 교통환경 개선, 원전 안전성에 대해 질의했다. 한수원은 이와 관련한 현황 및 계획에 대해 답변했다.

특히 지역 주민들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등 지역 요구사항 해결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수원은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검토해 최종 평가서에 반영할 계획이다.

신한울 3·4호기는 140만kW급 신형원전 2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한수원은 “공사 기간 지역사회에 많은 고용 창출과 지원 사업이 시행돼 울진군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