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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3년 박람회서 본 태극 문양에 매료, 미국 철도 로고로 채택

  • 오룡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저자
  •  |   입력 : 2023-03-21 19:18:21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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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1893년 시카고박람회 참가는 뜻밖의 유산을 남겼다. 미국 열차가 태극 문양을 달고 달리게 된 것이다. 그 사연의 전말은 이렇다. 우리나라는 시카고박람회 참가 당시 ‘대조선(大朝鮮, Korea)’ 국호와 국기로 지정된 지 10년 된 태극기를 사용했다. 기와를 올린 전시실 입구 상단에 태극기를 걸었다.
태극 문양 엠블렘을 달고 달리는 NPR 열차.
이렇게 대중에 공개된 태극기 문양이 미국의 한 철도회사 로고로 차용됐다. 북태평양철도(NPR) 수석엔지니어였던 에드윈 해리슨 맥헨리는 시카고박람회를 관람하던 중 조선 전시실에서 태극기를 보고 눈길이 꽂혔다. 빨간색과 파란색이 물결 무늬를 이룬 단순한 원형 태극 문양(monad)의 아름다우면서도 강렬한 인상에 매료됐다.

이 철도회사는 마침 트레이드마크를 만드는 중이었다. 여러 디자인을 검토했으나 적합한 것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NPR은 미국 중북부 미네소타주에서 서북부 워싱턴주를 연결하는 철도 운영사로 본선 1만900㎞를 1883년 완공한 상태였다. 맥헨리는 회사로 돌아가 태극 문양을 회사 마크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 제안이 중앙에 청·홍이 좌우로 배치되고 둘레에 회사 이름이 새겨진 철도회사 엠블렘이 탄생했다. 태극 문양 엠블렘은 NPR 기관차 앞머리에 부착돼 북부 대륙횡단 노선을 달려 미국인들의 눈에 익숙한 상징물이 됐다.

NPR은 홈페이지에 엠블렘이 만들어진 사연과 함께 태극 문양의 유래와 음양론에 입각한 동양철학적 의미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태극 문양이 안전한 운송과 행운의 상징이라고 풀이했다. NPR은 경영 악화로 인한 몇 차례 구조조정 끝에 1970년 대형 화물철도회사 BNSF에 합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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