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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도시·삶의 질UP] <10> 역대 엑스포 한국관의 진화

단칸서 시작해 최대부스 성장… 2030 한국관 새 지평 열까

  • 오룡 ‘상상력의 전시장 엑스포’ 저자
  •  |   입력 : 2023-03-21 19:23:44
  •  |   본지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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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1893년 시카고 때 첫 참가
- 43.3㎡ 부스 … 46개국 중 최소
- 기와·짚신 등 동양물품들 인기
- 이후 전쟁 격랑 탓 교류 어려움

- 1962년 시애틀서 화려한 복귀
- 국내물품 美 등 수출 계약 성과
- 2010년 참가국 중 최대 규모
- 두바이선 최첨단 ICT 전시 자랑

172년 엑스포 역사 속에 우리나라는 어떤 궤적을 그렸을까. 어떤 모습의 전시관과 전시물을 세계인에게 보여왔을까. 우리나라와 엑스포의 인연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연륜이 깊다. 보통 해방 후 참가만 떠올리기 쉬운데, 실은 19세기 말 개화기에 첫 만남이 있었다.
사상 최대 관람객수를 기록한 2010년 상하이엑스포 한국관. “한국관 입장하기가 한국 가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기줄이 길었다. 국제박람회기구(BIE)홈페이지
우리나라는 1893년 시카고박람회에 처음 참가했다. 1870년대 개화의 물꼬를 튼 조선이 국제무대에 제모습을 드러낸 역사적 장면이었다. 고종의 칙지를 받은 정삼품 참의내무부사 정경원은 사무원 통역원 장악원 악공 등 12명을 이끌고 미국으로 건너가 박람회 업무를 수행했다.

사절단은 할당받은 구역에 전시실을 짓고 외교·문화교류 활동을 벌였다. 코리아 전시실은 박람회장에서 가장 큰 길이 500m, 너비 240m의 거대한 공산품전시관 안에 마련됐다. 참가국 전시빌라 구역, 이탈리아와 실론 전시실 중간 위치였다.

43.3㎡ 개방형 직사각 전시실 전면과 측면에 한옥 형태로 현지에서 직접 구운 기와를 올렸다. 정면에 가마와 유리 진열장을 놓고 관복·갓·짚신 등 의복류와 생활용품 군용품을 전시했다. 금·옥·주단 등은 진열장 안에, 피물·발·돗자리 등은 벽에 걸었다.

■3세기에 걸친 엑스포 여정

경복궁 근정전을 본떠 지은 1900년 파리박람회 대한제국 전시관. 국제박람회기구(BIE)홈페이지
전시실은 46개 참가국 중 가장 작은 규모였다. 하지만 동양에서 온 이국적 풍모의 생활용품들이 호기심에 찬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진귀한 물품에 대해 질문이 끊이지 않자 전시물 이름과 용도를 영어로 써 붙였다.

당시 전시물은 세계박람회 참가 100주년에 열린 1993년 대전엑스포 때 다시 볼 수 있었다. 문예전시관에서 열린 ‘시카고박람회 참가 전시품 특별전’이 그것이다, 전시 품목은 ▷삼회장저고리·가슴싸개·누비속바지·도포·망건·토시·버선 등 복식류 18점 ▷여자채상 등 주거용품 4점 ▷투구덮개·감투·조총 등 군용품 8점이었다.

시카고 필드자연사박물관이 소장 중인 원본 30점을 임대해온 것이다. 한 세기 전 조선의 생활상을 보여줌은 물론 엑스포와 맺어온 오랜 인연을 기리는 뜻깊은 전시였다. 시카고박람회 폐막 뒤 전시 물품을 박물관에 기증한 사실은 정경원이 고종에게 활동내역을 복명한 ‘승정원일기’에 기록돼 있다.

우리나라는 이어 1900년 파리박람회에 참가했다. 명성황후의 척신 민영찬이 참가단장으로 파견됐다. 19세기를 결산한 이 박람회에서 대한제국은 프랑스 건축가 페레가 경복궁 근정전을 본떠 지은 한옥 전시관을 할당받았다. 전시관 중앙에 고종 어진을 걸고 각종 생활용품과 민속품을 전시했다.

담뱃대·참빗·부채·한지·도자기·병풍·나전칠기·농경기구·서화작품 등이 주요 전시물이었다. 프랑스신문 ‘르 프티 주르날’은 대한제국관에 대해 “극동의 미를 한껏 살려 가장자리가 살짝 들린 지붕을 덮은 화려한 색상의 목재건물이 큰 관심을 끌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박람회에도 초청됐으나 외세 침범으로 급박한 정세상 참가하지 못했다. 이후 국권침탈과 전쟁 등 격랑의 시대로 이어지며 엑스포를 매개로 한 문명 교류는 중단됐다.

■1962년 시애틀박람회서 복귀

1900년 파리박람회 대한제국 전시관 홍보엽서. BIE홈페이지
전후 부흥기를 거친 대한민국은 1962년 시애틀박람회에서 엑스포 무대에 복귀했다. 그 해는 고도성장의 시동을 건 경제개발5개년계획 원년이었다. 한국은 326㎡ 규모의 단독 전시관을 짓고 다른 참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식민통치와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선 신흥공업국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만한 전시관이었다.

전시물은 재봉틀·피아노·라디오·타이어·고무신·치약 등 공산품과 왕골·나전칠기·도자기·공예품 등 1608점이었다. 시애틀박람회는 한국이 임금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출을 타진하는 무역의 장이 됐다. 실제로 일부 품목은 미국·캐나다 기업과 수출 상담·계약이 이뤄졌다.

한국은 이후 개최된 엑스포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1967년 몬트리올엑스포에선 한옥 처마와 단청 등을 현대식 건물에 접목시킨 장방형 목재 전시관을 선보였다.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423㎡의 전시관은 한국의 미를 잘 구현한 건축물로 평가됐다. 전시물은 수출로 성가를 높인 직물·의류·신발 등 경공업 제품 중심이었다.

‘아시아의 시대’를 연 1970년 오사카엑스포는 국내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다루면서 엑스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고조시켰다. 서방 선진국들의 잔치로만 여겼던 엑스포가 비로소 눈앞의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은 4150㎡ 규모의 역대 최대 전시관을 짓고 각종 공업제품과 분청사기·바가지·키 등 전통용품을 전시했다.

한국관은 랜드마크인 태양의 탑 서쪽 요일별 7개 광장 중 화요광장에 들어섰다. 오사카엑스포 참가 경비는 총 40만 달러(약 1억800만 원)에 달했다. 1970년 정부예산이 62억 원이었던 것에 견주면 대규모 투자였음을 알 수 있다.

1985년 쓰쿠바엑스포 한국관은 과학기술, 자연환경, 문화유산 테마를 두루 담았다. 특히 멀티스크린과 주경기장 모형을 통해 1988년 서울올림픽을 홍보했다. 1992년 세비야엑스포에선 전통한옥 지붕의 2400㎡ 한국관에서 각종 산업제품과 대전엑스포 홍보물을 전시했다.

■2030 부산엑스포 한국관은?

1998년 리스본엑스포 한국관은 해양 주제에 집중했다. 조선산업과 남극 세종기지, 제주도 해녀와 바다환경, 장보고 영상물 등의 전시 콘텐츠를 담았다. 2000년 하노버엑스포에선 새 밀레니엄을 향한 배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2371㎡ 규모의 한국관을 세웠다.

2005년 아이치엑스포 한국관은 한류문화를 첨병으로 한 혁신 디자인과 콘텐츠로 소프트파워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 사상 최대 규모였던 2010년 상하이엑스포에선 개최국 중국을 제외한 참가국 중 가장 큰 규모인 7683㎡의 한국관을 개설했다. 관람객 또한 역대 최다인 725만 명을 기록했다. 이전 최다 관람 한국관은 아이치엑스포의 350만 명이었다.

식량을 주제로 한 2015년 밀라노엑스포에선 한식 요리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장류저장 옹기, 김치 등이 전시 내용인 전시관 안에 한식당을 차려 직접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했다. 2020년 두바이엑스포 한국관은 회전큐브 디스플레이, 내외부를 잇는 나선형 통로가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최첨단 ICT를 활용한 ‘이동성’ 테마 전시를 선보였다.

2030년 부산엑스포는 이처럼 3세기에 걸친 전통 위에 서 있다. 엑스포 개최국은 관례적으로 박람회장 내 가장 돋보이는 자리에 자국 전시관을 개설한다. 항구보존용 랜드마크로 세워진 6만8000㎡ 규모의 웅장한 상하이엑스포 중국관이 대표적인 예다. 2012년 여수엑스포 한국관도 기념관으로 남아 있다.

당시 한국관은 해양 주제를 살려 다도해 풍광, 몽돌해변, 반구대 암각화, 장보고 이야기 등을 첨단 디지털미디어로 구현했다. 부산엑스포가 창의력 넘치는 공간구성과 전시 콘텐츠로 엑스포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를 온 국민은 바라고 있다.

※공동기획=국제신문,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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