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넷銀 자금이탈 가능성 낮아

정부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국내 금융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지만 필요하면 시장 안정 조처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14일 정부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자산 구조는 SVB와 다르다. SVB 파산은 고금리 충격에 따른 재무 구조 악화가 대규모 예금 인출로 이어지면서 발생했다. SVB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늘어난 예금을 미국 국채와 주택저당증권 등에 투자했는데,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채권 가격이 급락하면서 큰 손실을 봤다. 지난해 말 기준 SVB의 총수신은 1747억 달러, 여신은 743억 달러로 여수신 비율이 42.5%에 불과했다. 반면 보유 채권 규모는 1174억 달러로 총자산의 55%에 달했다.

SVB와는 달리 국내 은행의 여수신 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모두 90% 이상이다. 주식과 채권 등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유가증권 투자 비중도 10%대에 불과하다. 국내 인터넷은행에서 단기간 내 자금 이탈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것이 금감원의 분석이다. 인터넷은행의 1인당 평균 예금액은 예금자 보호 한도(5000만 원)에 훨씬 못 미치는 200만 원대로 소액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업계의 유동성 비율도 177.1%로 목표치(100%)를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내 금융 기관은 자산·부채 구조가 SVB와 상이하고 유동성이 양호해 일시적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충분한 기초체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며 “그러나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당면한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