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가 대전공장 화재로 전체 생산 라인 가동이 중단되자 다른 거점 공장과 해외 공장을 총동원해 공급 차질을 최소화 하느라 분주하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타이어 제품 수급에 어려움이 있을지 상황을 주시하며 보완책을 찾고 있다.

13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9분 발생한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2공장에 난 화재로 생산설비 모두가 소실됐다.

이날 불은 타이어 반제품을 성형한 뒤 열을 가해 찌는 ‘가류 공정’ 설비에서 발생해 2공장 내 물류동과 원료 공장까지 확산됐다.

2공장 내 8만7000여㎡가 불에 탔고, 물류동에 보관된 제품 40만 개가 소실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대전공장 내 1공장은 이번 화재의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한국타이어는 전소된 2공장을 포함해 대전공장 전체 가동을 중단했고, 생산 재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은 승용차 트럭 버스 등 상용차 타이어 제품을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한 타이어 65%가 수출되고 나머지 35%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 공급된다.

13일 오전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 현장에서 하늘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한국타이어는 국내외 다른 생산 거점으로 생산 물량을 돌려 공급 차질을 막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 업체는 국내 대전·금산에 공장 2곳을 운영 중이며, 해외에서는 중국 3곳과 미국·헝가리·인도네시아 각 1곳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대전 1공장과 해외 6개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된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지 대응 능력을 분석 중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화재로 인한 직·간접 손실액은 확인 중이며, 사고 수습 및 원인 규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복구 기간을 단축해 손실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2공장 재가동 시점은 일단 진화작업과 원인 규명이 끝난 뒤 상황을 봐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공장은 4개 보험사에 1조8천31억원 규모로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했다.

이에 국내 완성차업계는 타이어 제품 수급 차질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대체 공급처 확보 등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지 살펴보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주 거래처인 현대자동차그룹 측은 재고 상황을 파악한 결과 현재까지 완성차 공급 차질은 없는 것으로 봤다. 하지만 타이어 수급 차질이 장기화할 경우에 대비해 대응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한국GM 측도 “일단 피해 상황을 보고 대응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 한국타이어 대전 공장 화재로 소방당국은 인접 지역 인력과 장비까지 동원한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였다. 작업자 10명과 소방대원 1명 등 11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