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일원에서 강력한 현지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동원그룹이 2030년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세계 최대 어업회사를 보유한 동원그룹은 태평양 일원에서는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지난해 7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이 윤석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남태평양 도서국을 방문했을 때 모습. 왼쪽부터 나우루 수산 장관이고 맨 오른쪽이 동원산업 이명우 부회장(당시 사장). 동원그룹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근 서울에서 동원그룹 고위 인사를 만나 동원그룹의 적극적인 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에 대해 감사 인사를 하고 앞으로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7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특사 자격으로 남태평양 도서국을 방문했을 때, 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을 중심으로 남태평양 현지 네트워크를 가동한데 이어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렸던 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간담회에서도 동원산업 이명우 부회장(당시 사장)이 참석해 적극적인 가교 역할을 했다.

동원그룹은 다음 달 부산 현지 실사, 개최지 결정 투표가 이뤄지는 오는 11월 국제박람회기구 총회 때까지 ‘언제든 부산을 돕겠다’는 입장이다. 동원산업 이명우 부회장은 “박람회 유치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피지, 키리바시, 마셜제도, 나우루, 팔라우, 사모아, 솔로몬제도, 통가, 투발루, 바누아투를 비롯한 남태평양 도서국들은 규모는 작지만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으로서 개최지 결정 때 다른 회원국과 동등하게 한 표를 행사한다. 총 10표다. 이 국가들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개최 결정 전에 가입해 한국에 우호적이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물량 공세를 펼칠 수 있지만 동원의 네트워크로 사우디 공세를 막아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5월 말 한국에서 제1차 한-태평양도서국 정상회의가 열린다. 총 14개국이 참가한다. 동원그룹은 이때에도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G는 지난 6일부터 한 달간 부산역 대합실의 대형 전광판 4곳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응원’ 광고를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다음 달 초 국제박람회기구의 현지 실사를 앞두고 유치 공감대를 조성하려는 목적이다. LG는 ‘부산이 세계박람회를 유치하기 위한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를 담아 ‘BUSAN is Ready’라는 문구를 광고에 삽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