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銀 1.72%P 지방銀 중 최저
- 수치보다 상품 특성 등 고려해야
- 대통령·여야 은행 규제 한목소리
- 사회공헌 확대 화답 불가피할 듯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1조 원에 이르는 성과급을 지급하는 등 ‘돈 잔치’ 논란에 휩싸인 은행권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특히 5대 시중은행보다 예대마진이 높은 지방은행은 진땀을 뺀다. 예대마진은 은행의 주 수입원으로 대출금리에서 예금 금리를 뺀 금리차를 말한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대 민생침해 금융범죄 대응방안 및 금융부담완화대책 민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월 기준 지방은행의 예대금리차는 5대 시중은행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았다.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시중은행 예대금리차는 평균 1.57%포인트다. KB국민은행(1.81%포인트)이 가장 높고 NH농협은행(1.69%포인트) 우리은행(1.59%포인트) 하나은행(1.44%포인트) 신한은행(1.33%포인트)이 뒤를 이었다.

반면 지방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2.75%포인트로 시중은행보다 훨씬 높다. BNK부산은행(1.72%포인트)과 BNK경남은행(1.86%포인트) 제주은행(1.87%포인트)은 그나마 낮은 편이었지만, 전북은행(5.35%포인트) 광주은행(3.8%포인트) DGB대구은행(1.92%포인트)은 시중은행보다 최대 3배 가까이 예대금리차가 컸다.

서민의 생활과 직결된 가계예대금리차는 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가계예대금리차는 전체대출이 아닌 가계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수치다.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금리차는 1.30%포인트다. 하지만 지방은행은 3.24%포인트에 달한다. 지방은행 중 제주은행(1.13%포인트)이 가장 차이가 작았고, 그 뒤를 부산은행(1.58%포인트) 경남은행(1.74%포인트)이 이었다. 차이가 큰 곳은 전북은행(7.18%포인트) 광주은행(5.11%포인트) 등이었다.

이에 따라 지방은행을 바라보는 금융 소비자의 시선이 따갑다. 지방은행들은 단순 수치보다 은행 규모와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항변한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은 자체 규모와 신용도에서 시중은행에 밀린다. 그러다 보니 한국은행에서 조달하는 비용이 더 든다”며 “또 지방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중소기업 의무 대출 비율을 지켜야 한다. 중소기업은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커 금리를 높게 책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규모가 큰 5대 시중은행은 주식이나 파생상품 등에 투자해 다른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사례가 많지만, 지방은행은 예대마진 외 수익을 내기가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금융당국이 연일 예대금리차 축소와 사회공헌 확대 등을 주문하는 만큼 지방은행도 허리띠를 더 졸라맬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은 전북은행 2076억 원, 광주은행 2582억 원, 부산은행 4558억 원, 경남은행 2790억 원 등이다. 각각 전년보다 13.5%, 33.0%, 13.2%, 21.0% 증가했다.

동아대 금융학과 한덕희 교수는 “금융감독원과 대통령이 나서 은행 규제를 외치고 있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여러 한계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지방은행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