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 지정(GS건설)으로 부산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이 본격화(국제신문 2월 27일자 1면 등 보도)된 가운데 정부가 지하 고속도로인 ‘대심도’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27일 국토교통부는 전국에서 지하 고속도로 건설 계획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를 차단하고자 ‘대심도 지하 고속도로 추진 자문위원회’를 만들어 운영한다고 밝혔다. 자문위원회는 각 분야의 학회 및 기관 등으로부터 추천 받은 전문가 42명으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는 지반 9명, 터널 9명, 도로·교통 6명, 방재 7명, 소방 6명, 심리·정신 5명 등이다. 국토부는 지하 고속도로의 경우 폐쇄된 공간에서 장거리 주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불안감을 느낄 이용자들이 많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 심리학자와 의사(폐쇄공포 및 공황장애 등 전담)도 자문위원회에 포함시켰다.

앞으로 자문위원회는 지하 고속도로 계획, 설계, 시공, 운영 등 사업 추진 전반에 대해 자문하게 된다. 또 지하 고속도로 설계지침이 적정한지 등에 대해서도 검토한 뒤 해결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특히 자문위원회는 우리 사회에서 지하 고속도로의 안전성에 대해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이 사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전체 회의 외에도 분야별 자문위원회를 수시로 개최한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별도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자문 위원 숫자를 더 늘린다.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대심도) 개요도. 국제신문DB

대심도는 터널공법(TBM)을 이용해 지하 30~60ｍ까지 땅을 파는 방식으로 건설이 진행된다. 우리나라에서 추가 도로를 설치할 만한 부지가 갈수록 줄어드는 현실을 고려해 도입됐다. 토지 보상비가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현재 사상~해운대(22.8㎞), 경인고속도로 남청라IC~신월IC(19.3㎞ ), 경부고속도로 용인 기흥IC~양재IC(26㎞) 등에서 대심도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부산 사상~해운대 고속도로는 지하 40ｍ 아래로 건설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화재 등과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하 고속도로는 일반 도로에 비해 피해 규모가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또 연약 지반으로 인한 땅 꺼짐 현상, 환기장치 부족에 따른 지하 고속도로 내 공기의 질 저하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이에 대해 한명희 국토부 도로정책과장은 “대형 지하 고속도로 사업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건설된 적이 없어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자문위원회를 통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 국민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대심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