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닫혔던 하늘길과 뱃길이 점차 열리면서 부산 관광업계도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분주히 움직인다. 지난해 ‘코로나 특수’를 누린 해운대권 특급호텔들과 달리 외국인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며 직격탄을 맞은 원도심권 비즈니스호텔도 조금씩 매출을 회복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부산 김해국제공항 국제선 청사가 일본 후쿠오카·오사카·도쿄 등 국제 항공편 탑승 수속을 밟는 여행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국제신문 DB

23일 부산진구 부전동 부산비즈니스호텔에 따르면 올해 1, 2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올랐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기준 객실 234실 규모의 이 호텔 투숙객은 외국인이 72%, 내국인이 28%였다. 외국인 투숙객 중 80%는 일본, 나머지는 동남아시아 중국 대만 홍콩에서 왔다. 외국인 비중이 과반을 차지하는 이 호텔은 코로나19 탓에 지난해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하늘길이 다시 열리면서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부산비즈니스호텔 박복만 총지배인은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 현재 전체 투숙객의 30%가량”이라며 “최근 주말에는 내·외국인 투숙객으로 만실이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원도심의 다른 비즈니스호텔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중구의 한 호텔은 지난해 말부터 일본 대만 관광객이 증가하기 시작해 외국인 투숙객이 전체의 20%를 찍었다. 인근 호텔들도 올해 들어 일본 싱가포르 등지에서 오는 관광객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움츠렸던 부산 관광업계도 기지개를 켠다. 올해 관광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도심권 호텔은 여러 여행사로부터 패키지 상품 출시 문의를 받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호텔 주변에서 판촉하는 여행사 관계자들이 대만 홍콩 등 중화권 시장을 타깃으로 분주히 움직인다”며 “지난달부터 견적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고 했다.

부산관광공사도 중화권 관광객 유치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다음 달 27일부터 오는 4월 2일까지 중국 도시 청두·우한을 대상으로 ‘부산 봄꽃 테마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두 도시는 지역민의 소비력이 크고 현지 여행사의 부산 관광상품 개발 관심도가 높다. 관광공사는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펼쳐 ‘관광 도시 부산’의 인상을 각인시킬 계획이다. 관광공사는 앞서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부산 울산 경남 관광 설명회를 열어 2500여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오는 5월 일본 골든위크를 공략해 4월 후쿠오카 나고야 오사카 등지에서 부산 관광 홍보·설명회를 개최한다.

부산의 하늘길과 뱃길은 갈수록 더 활짝 열린다. 부산과 대마도를 잇는 뱃길은 25일부터 재개된다. 조만간 크루즈도 3년 만에 물살을 가른다. 다음 달 15일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승객 600명을 태운 크루즈가 동경 나고야 등 일본 6개 항만을 거쳐 입항한다. 최근에는 부산~쿠알라룸푸르 항공 노선(에어아시아X)이 3년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다음 달 29일부터 부산~가오슝(에어부산) 하늘길에도 비행기가 다시 뜬다.

부산 관광업계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30~40% 정도 회복됐다. 주로 오사카 후쿠오카에서 오는데 부산행 비행기표를 구하기 어렵다고 한다”며 “부산으로 오는 일본 비행기가 늘고, 동남아시아 항공편이 확대되면 올해 안에 예전의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