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물이 많아 ‘매수자 주도’ 시장
- “빠르면 하반기 시장 반등 가능성”

최근 일부 부산지역 부동산 지표가 반등하며 일각에서는 ‘바닥론’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는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한다.

사진=연합뉴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신고 사이트를 보면 지난달 부산 아파트 실거래 건수(매매·계약일 기준)는 1398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1037건보다 361건 많다. 한 달 새 거래량이 34.8% 늘었다는 의미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기 전이었던 지난해 1월 1362건과 비교해도 거래량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 6월 1650건 이후 최고 거래량이다. 지난해 부산 아파트 매매는 4월 2348건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해서 감소했다. ▷5월 2268건 ▷6월 1667건 ▷7월 1290건 ▷8월 1174건 ▷9월 1164건 ▷10월 1317건 ▷11월 1146건의 흐름을 보였다. 부산 부동산 전문가 A 씨는 “지난달 100여 건의 공공임대 행복주택 거래를 빼더라도 거래량이 늘고 있는 것은 맞다. 금리가 다 올랐다는 분위기도 있었고, 보금자리론 등 정부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했다.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1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 조사도 비슷한 양상이다. 당시 발표에서 부산 아파트 가격은 전월 대비 -2.12%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월 -2.30%보다 하락 폭이 줄어든 수치다. 계속 가팔라지던 부산 아파트값 하락 폭이 줄어든 것도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이 같은 지표를 근거로 “부동산 경기가 드디어 바닥을 쳤다”는 바닥론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의 B 씨는 “급급매가 사라지고 호가가 올랐다. 시장이 영점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상승장을 주장했다. 다른 투자자도 “거래량이 살아나는 지금이 적기다. 상승장 후 좋은 매물은 없다”며 투자 적기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반대 지표도 있다. 특히 부산 아파트 매물이 줄지 않는 점이 주목된다. 부동산 실거래가 플랫폼 ‘아실’의 자료를 보면 지난 19일 기준 부산 아파트 매물(매매)은 4만1087건이다. 한 달 전 3만9854건보다 오히려 3.1%가 늘었다.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매수자 주도’ 시장이 이어지는 셈이다.

전문가도 바닥론에 부정적 견해를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 C 씨는 “일부 단지의 미분양이 해소되며 바닥을 친 듯한 움직임이 약간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신중론을 폈다. 전문가 A 씨도 “일부 단지에서 가격이 30~40% 빠진 급매물이 나오면 거기는 바닥이 맞다. 그러나 부산 전체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려면 빨라야 올해 하반기는 돼야 할 것”이라며 “아직 전체 시장이 바닥이라고 보기에는 무리”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