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권, 법안 발의로 압박
- 산업부 "어느 정도 가능"
- 도입 당위성 속도전 필요
부산 울산을 중심으로 확산해온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차등요금제)’ 도입 요구가 원자력발전소 소재지인 대구·경북(TK)과 전남 정치권의 가세로 더욱 탄력을 받는다. 지난해 11월 부산지역 국회의원 등이 차등요금제 도입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한빛원전(영광)이 있는 전남지역 의원도 최근 같은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 역시 지난해 11월 ‘도입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차등요금제 추진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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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사상구 감전동의 한 주택가에 설치된 전기계량기 숫자가 오르고 있다. 국제신문 DB |
1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공시된 회의록을 보면 산업통상자원부 박일준 2차관은 지난해 11월 29일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전체 회의에서 “송·배전에 따른 비용을 지역별로 차등해서 (전기요금에) 적용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회의는 같은 달 중순 국민의힘 박수영(부산 남구갑)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비례대표) 의원이 각각 발의한 차등요금제 관련 법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박 차관의 발언은 산자중기위 김한정 소위원장(민주당 국회의원)이 해당 법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물은 데 따른 답변이었다. 결국 정부가 ‘원전 소재 지역과 수도권 간 전기요금 동일 책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박 차관은 법적 근거 부족 등을 이유로 “지금(2022년 11월 29일) 바로 적용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국내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부 2차관의 이런 발언은 정치권과 정부가 별도 기구를 구성해 차등요금제 관련 논의를 본격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정부가 제도 도입 당위성은 천명하면서도 정작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는 만큼 차등요금제 도입에 총력을 쏟는 여야 의원들이 산업부 등을 향해 일종의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정부와 달리 차등요금제 도입 움직임이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원전 소재 지역 의원을 중심으로 입법 행렬이 이어진다. 민주당 신정훈(전남 나주시화순군) 의원은 지난 3일 ‘전기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원전과의 거리에 따라 전기요금을 다르게 책정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신 의원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이 우리나라 전체 전력의 40% 가까이 소비하지만, 발전량은 10%에도 못 미친다”며 “원전 지역과 수도권이 동일한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월성원전과 한울원전이 있는 TK 지역 일부 의원도 차등요금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역시 2021년 기준 전국 발전량의 14%가량을 담당하지만 소비량은 7.5%가량으로 절반 수준에 그치는 점을 들어 차등요금제 도입에 불을 지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