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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 남극 빙붕 860m 두께 뚫었다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 연구팀, 영국 남극조사소와 협업

난센 빙붕 열수시추 끝 성공, 해수면 상승 피해 예측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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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영국 남극조사소가 참여한 국제연구팀이 남극 난센 빙붕(남극 대륙빙하와 이어진 수백 미터 두께 얼음덩어리) 860m 두께의 얼음을 뚫고 빙하 아래 해저를 탐사하는 데 성공했다.
남극 빙붕 모식도. 해수부 제공
해양수산부와 극지연구소는 극지연구소 이원상 박사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남극장보고과학기지에서 약 30㎞ 떨어진 난센 빙붕에 캠프를 설치하고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총 42시간의 끊임없는 열수시추 끝에 마침내 860m 두께의 얼음을 뚫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성공은 전 세계 빙붕 ‘열수시추’ 탐사 중 영국 남극조사소의 기록에 이어 네 번째로 두꺼운 얼음을 뚫은 기록에 해당한다. 열수시추는 섭씨 90℃ 이상으로 끓인 물을 얼음에 고압으로 뿌려 구멍을 만들어서 빠르게 바닥까지 뚫는 기술이다.

기후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야기되는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남극 빙하가 얼마나 빨리 녹아내릴지, 해수면이 얼마나 상승하게 될지 예측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정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바다와 맞닿아 있는 남극 빙붕 아래쪽의 해양환경(수온, 염도, 유속 등)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빙붕은 바다와 맞닿은 대륙빙하(지반선 부근)에 가까워질수록 얼음이 두꺼워지는 특성이 있어 얼음을 뚫고 아래쪽을 관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열수시추 때 만들어놓은 구멍(시추공)이 다시 얼어 막히기 전 끝까지 뚫고 관측 장비를 설치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얼음을 뚫는 주변 지역의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진 틈)를 정밀하게 조사해야 하고, 지속해서 열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하며, 많은 물을 확보해야 하는 등 어려운 조건을 이겨내야 하는 고난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이번 난센 빙붕 시추는 1300m 가까이 되는 두께의 빙붕 열수시추를 하기 위한 기술 확보가 목적이다. 이번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2025년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에서 빙붕 열수시추(1100~1300m)에 도전해 빙붕 하부를 탐사할 예정이다. 이 박사 연구팀은 “스웨이츠 빙하 지역 하부를 탐사하게 되면 빙하가 녹는 속도를 더욱 정확히 예측하고 기후변화 예측 모델의 정확도를 향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웨이츠 빙하는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고 있는 빙하로 전부 녹으면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65㎝ 오르고, 주변 다른 빙하가 녹는 것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어 ‘운명의 날’ 빙하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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