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리상승·입주물량 폭탄 영향

지난 1년 동안 부산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중구 사상구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서구 해운대구 등 집값이 급격히 올랐던 지역은 금리 인상 충격을 더 크게 맞아 하락세가 컸다. 전문가는 새해에도 입주 물량과 입지에 따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구 부평동3가 59-3 필지 일대 전경. 이원준 기자

4일 동의대 부동산대학원(부동산투자재테크과정)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부산 아파트값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1월 100이던 부산 KB부동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2월 97.5로 2.5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지역별로 보면 중구(100.6) 사상구(100.4)는 오히려 아파트값이 올랐다. 서구(99.9) 영도구(99.5) 동구(99.4) 사하구(99.4) 북구(98.9) 금정구(98.6) 기장군(98.6) 동래구(97.9)는 부산 평균보다 하락 폭이 작아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평가됐다.

가장 하락 폭이 컸던 곳은 강서구(94.6)였고, 해운대구(95.1) 부산진구(96.2) 수영구(96.8) 연제구(96.8) 남구(96.9)가 뒤를 이었다. 주택 가격이 한창 오를 때 상승률이 가팔랐던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하락 폭이 컸던 셈이다. 해운대구는 2020~2021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54.8포인트 올라 부산 평균(27.4포인트 상승)의 배가량 급등했고, 수영구도 37.3포인트가 올랐다. 강서구는 지난해 2월부터 가격이 내리기 시작해 9월 이후 하락 폭이 컸다. 특히 지난달은 전달보다 3.2포인트 떨어져 부산 구·군 중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동의대 강정규 부동산대학원장은 “그간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던 곳이 고금리 충격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강서구는 실수요자가 없어 매물이 적체되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입주 물량의 집중도 아파트값을 끌어내리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부산진구는 2020~2021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22.8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쳐 부산 평균보다 4.6포인트나 덜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부산진구에 6625세대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가격 하락 폭이 강서구 해운대구 다음으로 컸다.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부산진구에 예정된 아파트 입주 물량은 5615세대로, 부산 전체 예상 물량 2만2737세대의 24.6% 수준이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