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부 인사, 지역 사정에 밝아 높은 평가
- 관료출신은 당국·정치권 연결고리 강점
- 임추위, 22일께 후보군 4명 압축 전망
- 외부인사 공개 안해 논란 자초 비판도
- 시민단체 “자율·공개적인 선임을” 촉구

18명의 후보군을 확정한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국제신문 지난 14일 자 1·3면 등 보도)은 내부와 외부 인사 간 경쟁으로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내외부 인사 모두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고, 이번 인선이 윤석열 정부의 금융정책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최종 후보에 이목이 쏠린다.

1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지역 시민단체 회원들이 BNK금융지주 회장의 ‘낙하산 인사’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강·약점 뚜렷한 내외부 경쟁

BNK금융지주 임원후보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13일 내부와 외부 인사 각 9명을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정했다. 내부는 안감찬 부산은행장,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 등 BNK 계열사 대표들이다. 외부 인사는 비공개로 했지만 국제신문 취재 등을 통해 상당수는 신원이 공개됐다. 안효준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을 비롯한 BNK 출신과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 이현철 전 한국자금중개 사장 등이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 중 최고령으로 ‘올드 보이’ 논란 중심에 섰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의 포함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금융계는 이 전 회장이 지원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안감찬 행장이나 이두호 대표 등 내부 인사들은 BNK 임직원과 지역사회의 지지를 받는 것이 강점이다. 부산을 비롯해 동남권 경제에 상당한 역할을 하는 등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김지완 전 회장 조기 사퇴의 빌미가 된 ‘자녀 부당 지원’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판단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금감원은 김 전 회장의 자녀 지원에 BNK 계열사의 편법·탈법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재정부 관료 출신인 김창록 전 산은 총재와 이현철 전 사장은 정부, 금융당국과의 강한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꼽힌다. 두 사람은 금융당국이나 여권 핵심 인사들과의 연결 고리도 분명하다. 김 전 총재는 윤 대통령 경제고문인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과 부산고 동기다. 부산 중앙고 출신으로 금융위 국장을 지낸 이 전 사장은 금융당국의 지지를 받는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BNK 내부와 지역사회에서 ‘관치’ ‘낙하산’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하기 때문이다.

임추위는 오는 22일 또는 23일께 18명 중 내외부 각 2명, 총 4명으로 후보군을 압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안감찬 행장, 이두호 대표, 김창록 전 총재, 이현철 전 사장이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임추위가 철저한 보안을 유지해 ‘깜짝 인사’가 유력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깜깜이 심사’ 불공정 논란 자초 비판도

임추위 심사가 ‘깜깜이’로 진행되면서 부적격자가 선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다. 특히 내부 인사와 달리 외부 인사의 신원을 비밀에 부쳐 불공정 논란을 자초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 임추위가 후보를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은 상태에서 2차 심사 평가 항목으로 외부 평판 조회 결과를 반영한다는 점도 논란이다. 어떤 경로와 기준으로 평판 조회가 이뤄지는지 알 수 없어 심사 과정에 의혹이 불거질 수 있다. 하마평에 오른 외부 인사들도 언론과의 접촉을 피해 ‘뒷배’만 믿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지역사회에서도 BNK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절차의 투명성을 촉구했다.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7개 시민단체는 14일 부산시의회에서 ‘BNK금융지주 최고경영자 낙하산 인사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방분권연대 박재율 대표는 “BNK는 부산 울산 경남을 중심으로 기업 중소상공인 자영업자의 혈맥 역할을 하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를 반복하는 것은 여전히 중앙집권적 수직적 반분권적인 행태다. 자율적이고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BNK 최고경영자를 선임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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