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화물차 기사를 처음으로 고발하는 등 화물연대에 대한 압력 강도를 높이고 있다. 또 8일 열릴 임시 국무회의에서 정유·철강 분야에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국토교통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발부받은 운송사 19곳과 차주 516명을 대상으로 운송 개시 여부를 확인한 결과 미복귀자 1명이 확인돼 처음으로 이 시멘트 화물차 기사에 대해 경찰 고발 및 행정처분 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자체는 소명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최종 처분을 결정한다. 업무복귀자나 비조합원에 대한 보복성 범죄에 대한 경찰의 수사도 강화되고 있다. 경찰은 지난 6일 밤 부산신항에서 비조합원 차량에 계란을 던지고 기사를 폭행한 1명을 입건했으며 ‘업무 복귀자가 객사할 것’이라고 적힌 충남지역의 현수막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관계자들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함께 정부는 8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추가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항 등의 반출입량이 평시 수준을 회복하고 시멘트 운송량도 90% 가깝게 회복되고 있으나 정유·철강 분야에서는 운송 차질이 계속 빚어지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이날 경북 포항의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찾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화물연대 지도부가 조합원들이 일선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빨리 옳은 판단을 내려주기를 바란다”고 말한 뒤 “업무개시명령은 가급적 최후의 수단으로만 쓰려고 하지만 필요하면 추가 발령을 위해 국무회의 안건에 상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측도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지면 언제든지 이를 이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는 정유·철강 등 분야에서의 집단 운송거부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 중이다.

한편 국토부와 산자부에 따르면 전국의 항만과 시멘트 물동량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밤시간대(전날 오후 5시∼이날 오전 10시)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4만6267TEU로 평시보다 26% 많았다. 화물연대 조합원 비율이 높아 그간 컨테이너 반출입이 거의 중단됐던 광양항의 밤시간대 반출입량 역시 3767TEU로 평시보다 11% 늘었다. 반출입 규모가 가장 큰 부산항의 밤 시간대 반출입량은 3만2914TEU로 평시 수준을 29% 넘어섰다.

시멘트는 전날 16만6000t이 운송되며 수송량이 평시의 88%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에 따라 레미콘 생산량(30만8000㎥)도 평시의 61%까지 올라왔다. 화물연대 총파업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부터 13일 간 공사 피해 발생을 신고한 건설업체는 127곳이었다. 전국의 공사현장 1506곳 가운데는 862곳(57%)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일부에서는 화물연대의 파업 동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점으로 미뤄볼 때 조합원들이 컨테이너 반출입량 회복세가 아주 빠른 부산항에 집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부산항에서 조직역량을 강화해 파업의 효과를 높임으로써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