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르면 6일 열릴 국무회의에서 정유 분야 등에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업무개시명령을 발부받은 시멘트 화물차 기사 455명에 대해서는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이들이 업무 재개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30일 이하 운행정지(1차 불응), 화물운송자격 취소(2차 불응) 등의 행정처분이 내려진다. 아울러 형사처벌을 위한 고발 조치도 병행된다.

5일 국토교통부는 이날 업무에 복귀해야 하는 화물차 기사는 업무개시명령서를 우편으로 수령한 191명과 문자로 받은 264명 등 455명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업무 복귀 시한은 지난 4일 자정을 기해 끝났다. 따라서 월요일인 5일부터는 운송을 시작해야 한다. 현행 규정에는 화물차주가 업무개시명령서를 송달받으면 다음 날 자정까지 업무에 복귀하도록 되어 있다. 지금까지 국토부는 781명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보냈다. 앞으로 국토부는 명령서를 발부한 순서대로 업무 개시 여부를 확인하는 2차 조사를 실시한다.

오남준 화물연대본부 부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화물노동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과 노조 탄압과 관련해 국가인권위가 나서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 발부 이후 물동량이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산업별로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항만 물동량이 배 가까이 늘어나고 시멘트 운송량도 회복 추세를 보이지만 정유·철강업계 피해는 더 커지고 있다. 부산항 등 전국 12개 항만의 밤 시간대(4일 오후 5시~5일 오전 10시)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4295TEU로 평시의 39% 수준으로 파악됐다. 일주일 전과 비교해 1.9배 증가한 수치다. 반출입 규모가 가장 큰 부산항의 밤 시간대 반출입량은 1만2269TEU로 평시의 48% 수준이다. 시멘트는 평상시에는 일요일 출하가 없었지만 4일은 긴급 출하 물량 등 2만4000t이 출하됐다.

하지만 주유소에서는 재고 부족 사례가 늘고 있다. 4일 오후 2시 현재 전국 88개 주요소에서 기름이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서울 34곳, 경기 20곳, 강원 10곳, 충남 10곳 등이었다. 이에 정부가 6일 개최될 국무회의에서 정유 분야 등에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정부는 화물연대가 파업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양보할 수 없다는 강경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는 “정부 여당은 대화를 거부하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매일같이 더 강한 탄압을 예고하며 협박에 나서고 있다”며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국가인권위원회에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이 기본권 침해라는 의견을 표명해달라는 진정서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