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6%로 전망했다. 지난 8월 3.7%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물가 상승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국제신문DB

한국은행은 24일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6%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는 2%지만 이보다 훨씬 웃도는 만큼 내년도 물가 상승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관측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6.3%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찍은 다음 지난달에도 5.7%로 나타났다. 올해 5%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현실화하면 1998년 7.5% 이후 24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다른 기관의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3%로 나타났다. 정부는 3.0%로 잡았지만, KDI(한국개발연구원) 3.2% IMF(국제통화기금) 3.8%,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9% 등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민의 부담이 더 커진다. 가공식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데 우유 원윳값 인상이 결정돼 유제품, 우유로 만들어지는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도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이 우려된다. 먹거리뿐만 아니라 공공요금 인상도 전망돼 필수 생계비 비중이 높은 서민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지났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7%로 지난 1월 7.5% 이후 가장 낮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6.3%로 전월 6.6%보다 둔화했다.

한국은행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추가 하향 조정할 수도 있다. 그동안 수입 물가가 평균 물가를 높였는데 안정화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내려가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2024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5%로 전망했다. 여기에 경제 성장률이 2%대를 회복하면 한국 경제가 정상 경로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