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용차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건설업계가 아우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칫 공기 지연으로 공사비가 크게 늘 수도 있어 걱정이 태산”이라고 토로한다.

지난 5월 파업해 주차돼 있는 레미콘 차량. 국제신문DB

22일 민주노총 부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에 따르면 부산 지역 용차 노동자 420여 명은 이날로 28일째 파업 중이다. 민주노총은 부산 지역 레미콘 용차 임금을 현재 4시간당 18만5000원에서 25만 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 레미콘 차는 총 1800여 대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지입차는 1200여 대, 회사에 소속된 자차는 200여 대다. 회사에서 필요할 때마다 불러서 쓰는 용차는 약 420대가 있다. 이 중 지입차와 자차는 이미 지난 5월 올해 임금 협상을 마쳤다. 당시에도 레미콘업계와 노조 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약 2주 간 파업했다 회전당 5만 원이던 임금을 5만9000원으로 올리기로 하고 협상을 완료했다. 규모가 적은 자차도 비슷한 시기 임금 협상을 마쳤다.

용차 노동자는 지난 9월 임금 계약이 마무리됨에 따라 부산경남레미콘산업발전협의회와 새로운 임금 협상에 나섰다. 노사는 이미 다섯 차례 만났지만 차이를 극복하지 못했고, 노조 측은 지난달 26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 측은 부산과 인접한 경남과 울산 레미콘 용차 가격이 22만 원이기 때문에 최소한 그 정도 임금 상승을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인걸 지회장은 “임금 협상이라는 게 대화를 통해 서로의 간극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협의회는 다섯 차례 만났지만 새로운 제안을 가져오지 않고 동결 주장만 되풀이해 어쩔 수 없이 파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은 레미콘을 제때 구하지 못해 아우성이다. 특히 대형 현장에는 한꺼번에 많은 레미콘이 필요하기 때문에 공기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산의 현장 소장 A 씨는 “콘크리트 타설의 특성 탓에 한꺼번에 하는 게 가장 좋다. 그러나 레미콘회사에 1000루베를 달라고 하면 차가 없어 800루베 줄 수 없다고 해 수급에 어려움이 크다”며 “이런 현상이 장기화하면 공기가 늦어져 공사 비용이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부산시회 관계자는 “고금리 때문에 난리인데 인플레이션으로 콘크리트 타설 비용도 올라 큰 걱정이다.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현장이 입는 타격이 더욱 커지는 만큼 하루빨리 사태가 해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경남레미콘산업발전협의회 관계자는 “만나고 해결하고 싶지만 지입차와의 형평성 문제 등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