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는 선순위보증금 등에 대한 정보와 납세 증명서를 제공을 임대인에게 요구할 권리가 부여된다.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기로 한 다음 날까지 임대인이 저당권 등 담보권을 설정할 수 없다는 조항도 신설된다. 또 만약의 경우가 발생했을 때 최우선 변제를 받을 소액임차인의 범위가 1500만 원 상향됐다.

21일 법무부와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 법률안과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내년 1월 2일까지 입법예고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늘어나고 있는 전세 사기 및 ‘깡통전세’를 막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1일 전세 사기 방지대책과 10월 24일 관리비 투명화 개선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앞으로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에게는 선순위보증금 등에 대한 정보와 납세 증명서 제공을 임대인에게 요구할 권리가 부여된다. 사진은 부산의 아파트단지. 국제신문D

우선 정부는 ‘선순위 임차인 정보 확인권’을 신설했다. 그동안에는 임차인이 선순위보증금 등 임대차 정보를 알고 싶어도 임대인이 거부하면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법률 개정안은 관련 정보 제공에 대한 동의를 요구할 수 있다는 점을 계약서에 분명하게 적시하고 임대인이 동의할 것을 의무화했다.

정부는 ‘체납정보 확인권’도 만들었다. 현행 제도에서는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임대인이 아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에 개정안에는 임차 희망자가 계약 체결 전에 임대인에게 납세증명서 제시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 신설됐다. 또 임대인이 납세증명서를 제시할 수 없거나 제시하지 않으려 한다면 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이 직접 과세 관청에 체납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동의를 함으로써 제시 의무를 갈음할 수 있도록 했다. 단 정부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임대인에게 납세증명서의 제시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임대인의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자료는 ‘제출’이 아닌 ‘제시’로 한정했다. 이와 함께 권역별로 소액임차인의 범위를 모두 1500만 원 올리는 한편 최우선변제금액도 일괄적으로 500만 원 상향했다. 이에 따라 부산의 두 분야 범위는 각각 8500만 원 이하와 2800만 원 이하로 조정됐다.

아울러 정부는 이 같은 조치를 반영해 주택임대차 표준계약서를 개정했다. 주요 내용은 임차인이 전입신고를 하기로 한 다음 날까지 저당권 등 담보권 설정 금지, 계약서에 관리비 기재란 신설 등이다. 만약 임차인이 전입신고 전에 담보권 등을 설정했다면 임차인에게는 계약 해제·해지권과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된다.

법무부와 국토부는 입법예고 기간에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내년 초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는 법률이 통과되면 전세 피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