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유치 최전선 대기업들
- 적극적 행보에 걸림돌 우려
- 韓총리도 ‘조용한’ 지지호소
최근 방한한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 기업에 풀어놓은 네옴시티 ‘선물 보따리’(국제신문 지난 18일 자 3면 보도)가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세계박람회 유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온 기업들이 경쟁국인 사우디의 눈치를 살피느라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부산엑스포유치위원회(유치위) 참여 기업을 확대하고, 사우디 네옴시티의 성공이 사실상 우리 기업의 기술력에 달린 점을 활용해 ‘빈 살만 리스크’를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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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0시 30분께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영접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
20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7일 사우디는 네옴시티 건설과 관련해 국내 기업들과 3건의 계약, 2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업비는 최소 40조 원에서 최대 100조 원으로 추산된다. 유치위 소속 기업들도 이번 투자에 대거 참여했다. 이들 기업이 체결한 투자 규모는 파악된 것만 20조 원가량이다. 유치위 소속 현대차그룹 롯데그룹 삼성그룹 등의 계열사가 사우디와 각각 수조 원대 계약 및 MOU를 맺었다.
유치위 소속 기업들은 앞으로 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과 ‘사우디 특수’ 사이에서 고심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지역과 정치권은 사우디와 맺은 투자 약속 상당수가 구속력이 약한 MOU라는 점을 걱정한다. 빈 살만 왕세자가 내년 말 엑스포 개최지 확정 때까지 정식 계약을 미룬다면, 유치위 소속 기업들은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사우디가 세계박람회 유치를 놓고 부산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 유치 활동이 다소 제한적으로 이뤄지기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7일부터 2박 4일간 일정으로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 정상을 일일이 접촉했다. 그러나 사우디를 의식해 다자회의 등 공식 석상에서 세계박람회 유치 발언은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치위 소속 기업을 지금보다 확대하고, 사우디와의 관계까지 고려해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각규 박람회연구회 회장은 “(사우디 네옴시티 투자와 2030세계박람회 부산 유치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긴 안목으로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 같은 ‘딜레마’를 인식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활동이 사우디의 투자로 영향을 받는다면 우리 위상을 스스로 낮추는 것이다. 정부와 기업은 네옴시티 건설 수주와 세계박람회 유치 두 가지를 모두 이뤄내도록 모든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그룹의 사우디 MOU·계약 현황 ※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
삼성 |
삼성물산(모듈러 생산, 신재생 발전) |
포스코 |
포스코(신재생 발전 및 그린 수소, 암모니아 공동 생산) |
현대차 |
현대로템(네옴 철도 협력),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울산 석유화학 생산 설비 구축) |
롯데 |
롯데정밀화학(사우디 정밀화학 생산 거점 구축), 롯데건설(울산 석유화학 생산 설비 구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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