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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2호기 이어…3·4호기도 수명연장 돌입

한수원, 9월 원안위에 계속운전 위한 평가 보고서 제출

불과 9개월 전 ‘해체’ 공식화…‘친원전’ 정부 들어서자마자 주민 의견수렴 없이 뒤집어

  •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
  •  |   입력 : 2022-11-16 20: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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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설계 수명이 다가오는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3·4호기에 대해서도 ‘수명 연장’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리 2호기 수명 연장 심사가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3·4호기의 계속 운전을 빠르게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한수원은 불과 9개월 전에는 ‘고리 3·4호기를 동시에 해체하겠다’고 밝혔었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 주민의 안전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데도 정권 입맛에 따라 원전 정책을 완전히 뒤집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부산시청 앞에서 부산지역 원로 기자회견 준비위원회 주최로 고리2호기 수명연장, 졸속 공청회 반대, 핵폐기장 반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1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 시스템 ‘알리오’에 게시된 자료를 보면 한수원은 지난 9월 23일 이사회를 열어 ‘고리 3·4호기 계속 운전 주기적 안전성 평가 보고서 제출안’을 의결했다. 이후 한수원은 같은 달 26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에 해당 보고서를 제출했다. 안건 의결과 보고서 제출 사실은 이사회 개최 후 두 달여가 흐른 지난 11일에야 알리오에 공시됐다.

현행 원자력안전법상 원전 사업자(한수원)가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려면 설계수명 만료 2년 전까지 주기적 안전성 평가 보고서(PSR) 등의 서류를 원안위에 내야 한다. 이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수명 연장의 적합성을 들여다보고, 그 절차가 끝나면 원안위가 KINS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명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통상 KINS의 조사는 1년 6개월 이상 진행된다. 고리 3호기와 4호기의 설계수명 만료 시점이 각각 2024년 9월과 2025년 8월이라는 점에서 한수원이 계속 운전을 위한 행정 절차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수원의 이러한 정책 추진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전에 보여 온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2월 원안위에 제출한 ‘건설·운영 중인 원전 예비 해체 계획서’에서 “각각 해체되는 고리 1·2호기와 달리 고리 3·4호기는 한꺼번에 해체하겠다”고 못 박았다. 탈원전 정책의 가속화 방침을 공식화한 것으로, 원안위는 며칠 뒤 해당 계획서를 의결했다.

그러나 탈원전 폐기를 국정과제로 정한 윤석열 정부가 원전 확대 정책을 본격 추진하자 한수원은 ‘동시 해체’ 계획을 ‘동시(고리 2~4호기) 수명 연장’으로 완전히 바꿨다. “한수원이 부울경 주민의 우려와 시민단체의 반발을 뒤로한 채 속도전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탈핵부산시민연대 김현욱 집행위원은 “고리원전의 수명이 연장될수록 핵폐기물은 더욱 빠르게, 더 많이 늘어난다”며 “부산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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