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최지 수도보다 해양도시 각광
- 2차대전 후 ‘2회’ 오사카 유일
- ‘소사이어티 5.0’ 실험의 장 설정
- 지식 개선·환경보전 등 해결 노력
- 랜드마크 중심 시설 배치 지양
- 주제관 11곳 수학적 원리 분산
- 80억 명이 만들 콘셉트 반영
- 부산엑스포 주제와도 일맥상통
현대 엑스포는 개최국 수도보다 제2의 도시, 경제 수도에서 열려 성장의 기폭제 역할을 하는 추세다. 특히 부산같이 개방성·포용성·다양성이 특징인 관문 해양도시가 유력한 개최지가 돼왔다. 오사카(2025년), 두바이(2020년), 상하이(2010년), 세비야(1992년), 밴쿠버(1986년) 등이 그렇다. 초기 엑스포는 런던, 파리, 빈, 브뤼셀 등 서유럽 수도가 주도했다. 20세기 들어 미국에 주도권이 넘어가면서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 시애틀 등 경제 대도시가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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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사카·간사이엑스포 개막 D-900일을 맞아 지난달 26일 열린 국제실행회의(IPM)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이 박람회장 투시도를 살펴보고 있다. 국제박람회기구 홈페이지 |
■엑스포·올림픽 한 도시 2회 개최
2025년 오사카·간사이엑스포는 아시아 최초 엑스포였던 1970년 오사카엑스포 이후 다시 열리는 글로벌 이벤트다.
한 도시에서 엑스포가 2회 이상 열린 것은 1947년까지 6회 개최 진기록을 가진 파리 등 몇몇 사례가 있지만, 2차 대전 이후엔 현대 엑스포에선 오사카가 처음이다.
하계올림픽의 경우 2회 이상 개최도시가 런던, 파리, 로스앤젤레스, 아테네, 도쿄 등 5곳이다. 이들 도시의 개최 간격은 대체로 50년 안팎이다.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56년 만에 2020년 도쿄올림픽을 개최한 데 이어 엑스포 또한 55년 만에 같은 도시에서 다시 열게 된 것이다. 2025년 엑스포 명칭을 오사카·간사이엑스포로 한 것은 1970년 오사카엑스포와 구별하기 위해서다.
일본은 올림픽, 엑스포 같은 초대형 국제행사를 국가발전 전략의 자양분으로 활용한 모범사례다. 한국과 중국이 그 성공 공식을 이어받았다. 1970년 오사카엑스포는 일본이 패전국에서 경제대국, 선진강국으로 부활했음을 세계만방에 알린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후 일본은 엑스포를 3차례 더 개최했다.
그것도 개최 주기를 2배씩 늘려가는 특이한 궤적을 보였다. 오사카 이후 5년 만인 1975년 오키나와, 그로부터 10년 만인 1985년 쓰쿠바, 그로부터 20년 만인 2005년 아이치에서 엑스포를 열었다. 이번엔 다시 20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와 새 출발을 하는 셈이다. 이 중 오사카·간사이, 아이치, 오사카는 규모가 큰 등록엑스포, 나머지는 인정엑스포다.
일본은 엑스포와 연고가 매우 깊다. 전시는 없었지만 1851년 런던박람회부터 참가국에 이름을 올렸고, 1867년 파리박람회 때 첫 전시관을 개설했다. 일본은 일찌감치 엑스포를 유용한 서구문물의 하나로 인식하고 그 노하우를 배웠다.
■반세기 만의 야심 찬 새 출발
1910년대와 1940년대엔 직접 세계박람회 개최를 추진했다. 하지만 첫 번째는 메이지 천황 사망으로, 두 번째는 전쟁 발발로 무산됐다. 일제 강점기엔 1915년 조선물산공진회를 비롯해 조선에서 여러 차례 지역박람회를 열기도 했다.
오사카·간사이엑스포 주제는 인간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의 삶을 위한 미래사회 설계(Designing Future Society for Our Lives)’ 주제 아래 생명 구원(Saving Lives), 역량 강화(Empowering Lives), 삶의 연결(Connecting Lives)이 부제로 설정됐다. 경제성장과 스마트기술이 낳은 부의 양극화, 사회적 갈등을 넘어서기 위해 삶과 일의 양식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하자는 제안이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발맞춰 글로벌 이슈 해결에 노력하면서 백신, 건강위생, 수명 연장, 지식 개선, 환경 보존 등 세부 주제를 통해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웰빙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Transforming Our World, Navigating toward a Better Future)’를 주제로 인간과 자연, 기술 간 패러다임 대전환을 제안한 2030년 부산엑스포의 주제의식과도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다.
오사카·간사이엑스포 조직위원회는 개막 D-900일인 지난달 26일 오사카에서 디미트리 케르켄테스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총장과 100여 개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1차 국제실행회의(IPM)를 열어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독일,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9개국은 전시관 주제와 위치, 건립계획 등을 포함한 협약을 체결했다.
■20년 만에 빛 보게 된 해저터널
일본은 오사카·간사이엑스포를 ‘소사이어티 5.0’ 실험의 장으로 설정했다. 소사이어티 5.0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 드론,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이 개인의 잠재력 발현으로 이어지는 수렵-농업-산업-정보사회 이후 미래사회를 말한다.
미소노 토모도리 오사카부 엑스포추진국장은 지난 6월 30일 열린 부산공공외교포럼에서 “참가국과 공동가치 창조를 실현하는, 매력 넘치는 엑스포를 구현하기 위해 ‘올 저팬(All Japan)’ 체제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사카 현지실사 단장을 맡았던 최재철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의장은 “엑스포 기본개념과 박람회장 조성계획에서 기후변화 대응 등 인류공통 과제 해결 노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박람회장은 오사카시 남서쪽 155만㎡ 넓이의 인공섬 유메시마(夢洲)에 조성된다. 오사카 시유지인 앞바다 3개 인공섬 가운데 하나다. 엑스포를 섬에서 치른 경우는 여러 번 있었으나 인공섬을 통째로 박람회장으로 조성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름 그대로 ‘꿈의 섬’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유메시마는 2008년 하계올림픽 후보지로서 해저터널을 건설하는 등 대대적 투자가 이뤄졌다. 하지만 올림픽 유치 탈락 이후 일부 항만시설, 간척 외 미개발 상태로 남아 있었다. 엑스포 유치 덕분에 20년간 방치됐던 해저터널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된 셈이다. 사키시마, 마이시마 등 인근 2개 인공섬에는 대규모 상업시설과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 테마파크 등이 들어서 엑스포 연계 관광지 역할을 하게 된다. 일본은 신규 건설 중인 4개 고속도로를 비롯해 항공, 해상, 육상 교통망, 숙박 등 인프라 시설을 구축하고 오사카-고베-교토를 엑스포 배후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람회장은 주제관과 참가국 전시관이 들어서는 파빌리온 월드, 녹지와 야외행사 플라자로 이뤄진 그린 월드, 플로팅 호텔과 분수대 등의 워터월드로 구성된다. 중앙 랜드마크 시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통상적인 전시관 배치에서 벗어나 탈중앙 분산화를 지향하고 있다.
주제관도 하나의 대형 전시관 대신 11곳에 분산 배치된다. 세포분열, 벌집 등에서 발견되는 보로노이 다이어그램(Voronoi diagram)을 차용한 구상이다. 이렇게 무작위로 배치된 전시관은 지구촌 전역에 퍼진 80억 인구가 만들어갈 미래사회 콘셉트를 반영한다.
※공동기획=국제신문, ㈔2030부산월드엑스포 범시민유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