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실 제공

산업통상자원부가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인 2017년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면 5년 뒤부터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보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이 입수한 ‘2017년 6월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산업부는 당시 “탈원전을 추진하면 2022년부터 전체 용도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의 보고를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부는 당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공약 이행을 위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방안을 총 3단계로 나눠 제시했다.

1단계로는 요금 인상요인을 최소화하는 대신 산업용 겨울철 경부하 요금을 인상하고, 2단계로는 산업용·일반용 요금의 전반적 인상을 추진하며, 3단계는 전체 용도의 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산업부는 2018~2020년까지는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초과이익 등을 활용해 전기요금 인상 없이 원가 인상요인을 최대한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봤지만, 인상 요인이 급증하는 2022년부터는 주택용과 산업용, 일반용 등 전체 용도의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부는 앞서 2017년 5월에도 탈원전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2030년까지 매년 전기요금을 2.6% 인상해야 한다고 정부에 보고했다. 2030년까지 전기 설비용량이 최대 32.4GW 감소하고 저렴한 원전·석탄 발전이 축소되면서 전력 구입비가 2018년부터 13년간 약 140조 원 늘어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018~2020년 4조 원 ▷2021년 4조 원 ▷2022년 7조 원 ▷2030년 20조 원의 추가 전력 구입비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실 제공

이에 따라 산업부는 전기요금을 2017년 1㎾h당 109.53원에서 ▷2018년 112.38원 ▷2019년 115.30원 ▷2020년 118.30원 ▷2021년 121.38원 ▷2022년 124.53원까지 인상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 책정된 전기요금은 2018년 108.74원, 2019년 108.65원, 2020년 109.80원, 2021년 108.11원, 2022년 110.41원에 그쳤다.

한 의원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은 이러한 사실을 알았음에도 2017년 7월 인사청문회에서 ‘향후 5년간 전기요금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허위 답변했다”며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대진원전·천지원전 건설 사업 중단으로 발생한 비용 보전 금액 9000억 원도 국민들의 조세로 메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지난 6월 산업부에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 7277억 원의 비용 보전을 신청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대진원전 건설 사업 중단으로 발생한 69억 원의 비용 보전을 산업부에 신청하는 안건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한수원은 천지원전 건설 사업 백지화에 따른 비용 979억 원에 대한 보전 신청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