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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리원전 1호기 전경. 국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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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친환경 경제활동’ 기준인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에 원자력발전을 포함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윤석열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탈원전 폐기에 따른 원전 확대’와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은 강력한 추진 동력을 얻게 됐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 방사성폐기물(방폐물)이 나오는 원전이 포함되면서 ‘그린워싱(친환경으로 위장하는 행위)’을 막겠다는 녹색분류체계 취지에 역행하게 됐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핵폐기물 계속 나오는 원전 ‘친환경’에 포함
환경부는 원전을 포함하는 녹색분류체계 개정안을 20일 공개했다. 녹색분류체계는 어떤 경제활동이 친환경인지 규정한 국가 차원 기준이다. 녹색투자 대상을 선별하는 기준이어서 특히 중요하다. 예컨대 현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은행들은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된 경제활동에 저리로 자금을 융자해주고 있다.
이날 공개된 녹색분류체계 개정안을 보면 ▷소형모듈원자로(SMR) ▷방사성폐기물을 최소화하면서 전력을 생산·공급하는 차세대 원전 ▷사고저항성핵연료(ATF) ▷방사성폐기물 관리 ▷우주·해양용 초소형 원전 ▷내진성능 향상 등 원전 안전성·설비신뢰도 향상 등을 위한 핵심기술 연구·개발·실증과 관련된 제반 활동이 ‘녹색부문’에 포함됐다.
국내 녹색분류체계는 녹색부문과 전환부문으로 나뉜다. 녹색부문은 ‘탄소중립과 환경개선에 기여하는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을, 전환부문 규정은 ‘진정한 녹색경제활동은 아니지만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서 중간과정으로 과도기적으로 필요한 활동’을 의미한다.
환경부는 전환부문에 ▷전력이나 열을 생산·공급하고자 원자력을 이용하는 설비를 구축·운영하는 활동(원전 신규건설) ▷설계수명이 만료된 원전 계속운전을 목적으로 설비를 개조하는 활동(원전 계속운전)을 포함시켰다.
원전 신규건설과 계속운전의 경우 ‘2045년까지 건설·계속운전을 허가받은 설비’에 대해서만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되는 활동으로 인정한다.
●방폐장 선정, 국가적 난제인데 “적기 확보”만 강조
원전업계는 그간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자고 주장해왔다.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이 포함되면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새로운 기술에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고, 국가로부터 ‘원전은 친환경’이라는 공식인증을 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환경부의 이번 결정은 윤석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원전산업 생태계 복원’과 궤를 같이 한다.
하지만 원전이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되면서 그린워싱을 방지한다는 녹색분류체계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색분류체계에 포함되는 경제활동은 ‘환경목표를 달성하면서 다른 환경목표에 심각한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원칙에 부합해야 하는데 방사성폐기물이 나오는 원전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12월 녹색분류체계를 발표할 땐 원전을 포함하지 않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원전을 포함할지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원전 관련 기조가 완전히 바뀌자 별다른 공론화 과정 없이 개정안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9개월 만에 환경당국의 방침이 뒤집어진 셈이 됐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이번에 발표한 개정안이 ’초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환경부는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한다‘는 방침 자체는 바꿀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녹색분류체계에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확보 시점을 명시하지 않은 것도 논란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정부가 지난해 12월 확정한 ’제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세부 계획 이행을 위한 법률 제정을 조건에 포함해 처분시설을 적기에 확보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2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엔 ’부지 선정 절차에 착수하고 20년 안에 중간저장시설을 확보하고 37년 이내에 영구처분시설을 마련한다‘는 방침이 담겼다. 하지만 국가적 난제인 부지 선정이 가능은 할지, 가능하다면 언제 될 수 있는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